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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겨울에 태어난 '사파이어 래피즈'…삼성·SK '바람막이' 될까 [IT클로즈업]


- DDR5·CXL 첫 지원하는 인텔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 반도체 한파 맞이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대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드디어 나왔다.”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에 대한 국내 반도체 업계 반응이다.


지난 1~2년 동안 메모리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D램 세대교체였다. 증권가에서 DDR5 수혜주로 묶이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할 정도였다. D램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하는 규격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에 따라 나뉜다.


DDR은 한 클럭 사이클 동안 두 번 데이터 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DDR 2차선 ▲DDR2 4차선 ▲DDR3 8차선 ▲DDR4 16차선 ▲DDR5 32차선 수준으로 확대된다. 최신 버전인 DDR5 D램의 칩당 최대 용량은 64기가비트(Gb)다. DDR4 D램(16Gb) 대비 4배 높다. 소비전력은 1.1볼트(V)로 9% 적고 최대 대역폭은 6400초당메가비트(Mbps)다. 쉽게 말해 더 적은 전력으로 더 좋은 성능을 낸다는 뜻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상용화된 건 DDR4 D램이다. D램은 핵심 응용처인 PC와 데이터센터에서 CPU와 짝을 이룬다. 따라서 D램이 다음 규격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CPU 존재가 필수적이다.

사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D램 제조사들은 진작부터 DDR5 관련 준비를 마쳤다. CPU 양대 산맥인 인텔과 AMD만 스탠바이하면 DDR4에서 DDR5로 넘어갈 수 있었다. 당초 인텔은 2021년 하반기 DDR5를 처음으로 지원하는 사파이어 래피즈를 내놓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개발 및 검증 과정이 길어졌고 2023년 1월이 돼서야 정식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새로운 규격 등에 호환시키고 테스트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과정에서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DDR5 D램과 호환 가능한 PC용 CPU가 나오긴 했으나 규모 자체가 차원이 다른 서버 시장 전환이 늦어지면서 진정한 DDR5 시대는 열리지 못했다. 사파이어 래피즈 등장이 의미 있는 이유다. 작년 11월 AMD도 4세대 에픽 프로세서를 내놓은 만큼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하나둘씩 D램 세대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도 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CXL(Compute Express Link)도 지원한다. CXL은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표준화 인터페이스다. 참고로 CXL 컨소시엄은 인텔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CXL이 주목받는 요인은 확장성이다. 기존에는 CPU 중심으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등에 별도 인터페이스가 존재했다. 각 장치 간 통신 과정에서 다수의 인터페이스를 통과하게 되면서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는 분야에서 더욱 심화했다. CXL이라는 매개체가 주요 장치들을 하나로 묶어주면 유연한 서버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진다.

나 상무는 “CXL은 한 집안에서 다른 문을 통하지 않고 바로 만날 수 있는 기반으로 만들어준다. 앞으로 서버 하드웨어 환경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했다.

DDR5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CXL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인텔이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 90% 내외를 차지하는 만큼 사파이어 래피즈 투입이 본격화하면 두 회사는 고부가 메모리 판매량을 대폭 늘릴 수 있다. 최근 메모리 한파 속에서 수익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긍정 요소다.

한편 인텔은 올해 안으로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에메랄드 래피즈)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4세대와 마찬가지로 퍼포먼스 코어를 사용한다. 6세대 제품에서는 에피션트 코어를 도입할 예정으로 2024년 출시 목표다.

참고로 퍼포먼스 코어는 병렬화를 높이고 레이턴시는 줄이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에피션트 코어는 저전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아키텍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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