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메타버스특별법 근거가 될 수 있는 ‘메타버스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 내 게임물을 게임산업법 규제 관점을 정부 부처마다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정부 부처는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게임물과 메타버스 구분 등을 골자로 하는 메타버스 가이드라인 수립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진행됐다.
당초 메타버스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발표를 목표로 회의가 계속돼 왔다. 그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메타버스 산업 활성화에 동의하면서도, 메타버스 내 게임 요소에 대해선 부처‧이해관계자간 입장을 결론내리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10월21일 열렸던 관계부처 합동 TF 1차 회의 경우 TF 위원 구성 및 운영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지난해 12월2일 열린 2차 회의에선 문체부, 과기정통부, 관계기관, 외부전문가 등이 가이드라인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문체부 측 위촉위원은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봤을 때 이미 자율규제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내 게임물에 대한 게임산업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사전조치 및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진행된 3차 회의에서 과기정통부 측 위촉위원은 2차 회의 때의 입장을 문체부 측 위촉위원에게 다시 한 번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사업이 갖는 경제적 가치와 특수성을 고려해 메타버스 내 일부 게임물이 포함된 경우, 게임산업법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3차 회의를 놓고, 문체부 측이 과기정통부 의견에 상당 부분을 공감하고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선진국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문체부가 개별 하나하나의 콘텐츠보다는 전체 플랫폼 단위를 고려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가 대부분 청소년이 사용자라는 점, 그리고 플랫폼 내 게임이 있다는 점 등을 가지고 기존 규제를 들이밀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각 부처가) 서로의 입장과 영역을 이해하고 좁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나 국내 기업들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생활비 플랫폼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지금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좀 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회적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관계자는 4차 회의가 오는 2월 초 진행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