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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디에이테크놀로지, LG엔솔 이어 유럽 배터리 공략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2차전지 장비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3가지 주력 제품을 내세워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게 목표다.”

지난달 경기 화성 본사에서 만난 디에이테크놀로지 이용택 기획조정실장 이사(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박명관 전 대표가 1996년 5월 세운 대성에프에이시스템이 전신이다. 박 전 대표는 LG전자 생산기술원 출신으로 창업 초기에는 액정표시장치(LCD) 설비 위주로 사업을 영위했다. 1999년 리튬이온전지 조립장비를 개발하면서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0년에 디에이테크놀로지로 법인 전환했다.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로 거듭나면서 노칭, 폴딩 장비 등을 생산했다. SK이노베이션(현 SK온) 공급망은 공동 특허를 가진 우원기술과 함께 뚫기도 했다. 2014년에는 노칭, 커팅, 스태킹 장비 등 수출에 나서는 한편 코스닥 상장하기도 했다.

탄탄대로일 줄 알았으나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뎠다. 더욱이 우원기술이 SK이노베이션과 직거래를 트면서 디에이테크놀로지는 기회를 잃었다. 이후 라임 사태 전후로 자금 상황이 악화되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다.

이 과정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이종욱 대표다. 테크엠과 맥슨전자 대표를 지낸 이 대표는 2018년 회사에 부사장으로 합류한 뒤 재정 문제를 해결한 인물로 꼽힌다. 2020년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지금까지 디에이테크놀로지를 이끌어오고 있다.

이 이사는 “디에이테크놀로지 주요 매출은 파우치 배터리의 노칭 및 스태킹 설비, 원통형 배터리용 조립장비 등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프레스 노칭 장비
프레스 노칭 장비

노칭은 2차전지 양·음극 탭 형태를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부위를 따내는 작업이다. 쉽게 말해 전극 공정을 통해 제조된 양·음극판을 적절한 길이로 자르고 다듬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음극 탭을 쌓고 사이사이에 분리막을 넣어주면 배터리 셀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쌓는 역할을 하는 게 스태킹 장비다. 구체적으로 극판을 원하는 용량에 맞게 일정한 수량을 적층하는 제품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 각형 셀 대비 크기가 작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전극 공정을 마친 양·음극을 돌돌 마는 와인딩 설비 등 원통형 조립공정 장비군을 갖추고 있다.

스태킹 설비
스태킹 설비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을 거쳐 납품하는 구조다. 현시점에서는 스태킹 분야 매출이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 467억원 규모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라미네이션&스태킹(L&S)에 이어 Z-스태킹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디에이테크놀로지에 기회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L&S는 전극과 분리막을 결합한 ‘바이셀’에 분리막과 음극으로 구성된 ‘하프셀’을 부착하는 라미네이션과 스태킹을 결합한 공법이다. Z-스태킹은 말 그대로 지그재그로 쌓는 방식이다. 자세히는 양·음극판을 자르지 않은 분리막 사이사이에 매거진이라 부르는 적재함에 번갈아 적층한다.

원천 기술을 갖춘 노칭도 장기적으로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부문이다. 노칭은 프레스와 레이저 방식으로 나뉜다. 각각 극판 절단을 칼날과 레이저로 한다. 레이저 노칭은 기술 난도가 높아 프레스 노칭이 그동안 대세였다. 최근 레이저로 전환하는 추세다. 레이저는 ▲가동 중 파단이 적게 일어나고 ▲이물 발생이 미미하고 ▲칼날 교체 대비 레이저 소스 보충 비용이 덜 드는 게 장점이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2가지 모두 상용화한 상태다. 디에이테크놀로지의 노칭 설비 강점은 고속 및 품질 안정성이다. 지금까지는 프레스 노칭 위주였다면 향후 레이저 쪽도 공략할 방침이다. 레이저 노하우는 또 다른 성과를 냈다. 지난해 11월 미국 2차전지 기업과 118억원 규모 레이저패터닝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소형 배터리 관련 협력으로 전해진다.

원통형 배터리 장비
원통형 배터리 장비

원통형 관련 수주도 지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126원 규모 원통형 배터리 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따낸 것이 의미가 있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국내를 넘어 해외 고객으로 거래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작년 12월 말 유럽 배터리 제조사와 241억원 수준 조립공정 설비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게 목표다.

같은 맥락에서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에 법인을 두고 있다. 향후 미국 법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도 준비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과 전고체전지가 대상이다. 전자에서는 폐배터리 팩과 모듈을 자동으로 분해 및 분리하는 자동화 시스템 진출을 검토 중이다. 후자에서는 전고체전지 조립공정 장비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전고체전지는 액체 대신 고체전해질을 활용해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차세대 제품이다.

이 이사는 “배터리 장비 시장에서는 진정한 경쟁이 시작됐다. 고객사들은 원가절감, 품질 향상 등을 요구한다”만셔 “한동안 업계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했는데 주력 설비가 궤도에 오르고 신사업이 본격화하면 디에이테크놀로지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디에이테크놀로지 2019~2021년 연매출은 1089억원, 343억원, 454억원이다. 2022년은 3분기 누적으로 312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9억원, -137억원, -127억원 순이다. 2022년은 3분기 누적으로 125억원 손실이다. 회사는 배터리 장비 수주가 계속되는 만큼 2023년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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