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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씨오텍, 배터리 소재 공략 '시동'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생태계에 진입하는 국내 업체가 늘고 있다. 과거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소재 및 부품을 제조하는 설비도 내재화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경기 시흥 본사에서 만난 씨오텍 김영배 대표는 “배터리 분야는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씨오텍은 롤투롤(Roll-to-roll) 장비회사에서 설계를 담당하던 김 대표가 지난 2001년 설립한 회사다. 창업 초기에는 포장, 액정표시장치(LCD) 필름 등 부문 장비를 생산하다가 배터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소재와 부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98%를 보유한 김 대표다.

회사의 원천기술인 롤투롤은 얇은 필름 등을 회전 롤에 감으면서 특수물질을 도포하고 압축하는 공정이다. 씨오텍은 이를 기반으로 코팅기와 라미네이터 등을 만든다. 가공한 소재를 자르는 슬리터도 제작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씨오텍이 주목하는 부문은 배터리다. 분리막 업체 D사, 알루미늄 파우치 B사 등에 코팅기와 슬리터 등을 납품했다. 해당 이력을 통해 대기업 계열사 L사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대기업 계열사 S사와는 장비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과의 비밀유지계약으로 공개할 수는 없으나 배터리 소재 관련 장비 국산화를 준비 중”이라며 “한국 배터리 3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소재 장비 수주가 연이어 이뤄지면서 회사 실적은 상승세다. 지난 3년 매출액은 ▲2019년 153억원 ▲2020년 171억원 ▲2021년 251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4억원 ▲2020년 5억원 ▲2021년 11억원이다.

디스플레이도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는 부문이다. OLED 소재를 담당하는 I사에 코팅기, 라미네이터, 슬리터 등을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고객사도 확보한 상태다. 국내보다는 중국이 투자가 활발한 만큼 현지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장비업체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씨오텍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했다. 중국 에이전트 등을 통해 충성 고객을 만든 것이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먹거리로 MLCC가 있다. MLCC 이형필름을 양산하는 C사에 코팅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형필름에 전극을 인쇄해 분리한 뒤 이를 수백층 쌓으면 MLCC가 된다. C사가 생산능력을 지속 늘리고 있어 씨오텍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친환경 소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따른 대응이다. 김 대표는 “코팅이나 포장지를 친환경으로 대체하려는 추세다. 이 분야가 커질 것으로 보고 씨오텍도 관련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씨오텍은 다방면에서 해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과 튀르키예 등에서 열리는 배터리 행사에 참여하면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 외에 다른 지역도 공략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사세를 키우기 위해 코스닥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3년 안에 상장하는 게 목표다. 증권사 등에 문의해보니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부품 조달 및 인력 이슈를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서브모터나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등은 일본이나 유럽에서 들여오는데 기간이 확실히 길어졌다”면서 “과거 대비 고객 요구 사항이 까다로워진 만큼 원하는 부품을 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고 토로했다.

생산능력 확장을 위한 인재 영입도 난항이다. 김 대표는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해 사람을 뽑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투자받고 상장도 하려는 게 같은 이유”라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통해 대기업 등과 격차를 줄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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