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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에 온 블프, ‘승부수’ 띄운 이커머스 흥행할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미국 연중 최대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춰 국내 온라인 쇼핑 업체들도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그간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한층 녹아지길 기대하며 상품 종류와 규모를 확대,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이다. 다만 이커머스간 경쟁이 치열한데다 고환율 여파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흥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매년 11월 넷째주 금요일에 진행되는 행사로, 올해는 25일(현지시각)부터 3일간 진행된다. 이 행사가 끝난 직후엔 ‘사이버먼데이(온라인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역시 3일간 이어진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 시기에 맞춰 해외 직접구매(직구) 상품 중심으로 할인 경쟁에 들어갔다.

11번가는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아마존과 함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30일까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아마존US(미국) 상품과 11번가 해외직구 카테고리 내 인기 상품에 최대 8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G마켓·옥션도 30일까지 ‘해외직구 빅세일’을 열고 일부 품목을 최대 50% 할인한다. 코리아센터 해외법인 몰테일도 무료배송(무배송)페스티벌과 직구몰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이외에도 쿠팡·SSG닷컴, 명품 플랫폼들도 할인 경쟁에 가세했다. 올해 엔데믹 전환으로 이커머스 산업 전반 성장폭이 둔화된 만큼, 이번 성수기를 통해 반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직구족이 꾸준히 증가하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직구 행사 중요도를 높여가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직접구매액은 2020년 4조667억원에서 지난해 5조1152억원으로 약 25.8% 가량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고환율에도 불구 해외직접구매액은 3조9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기대만큼 올해 블랙프라이데이가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사례를 살펴보면 각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들도 세계적 경기침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매년 11월11월 열리는 중국 광군제를 블랙프라이데이보다 먼저 맞이했다. 주목할 점은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 쇼핑축제 시작 이래 처음으로 판매 실적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 업계 라이벌로 꼽히는 징둥닷컴 역시 이 기간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경제·코로나19 관련 역풍에도 올해 18일간 판매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만 전했다. 업계에선 알리바바가 매출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성수기를 앞두고 직원 1만여명 감원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코로나19 엔데믹과 기준금리 인상 속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7년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연말쇼핑 기간은 역사상 가장 느린 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마존이 예상한 4분기 매출은 1400억달러∼1480억달러다. 목표치가 시장전망치보다 크게 낮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락, 시총은 31개월만에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의 경우 ‘한국판 블프’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이달 초 진행됐다. 그러나 역대 최대 규모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홍보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이태원 참사로 각 유통 판매처 마케팅이 크게 축소된 영향이다. 카타르 월드컵 특수를 노릴 수도 있지만 소비자 관심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이 아닌 스포츠로 향할 수 있다는 외신 전망도 나온다.

물론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각국 관점에서 보면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형태다. 이와 달리 국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내국인이 해외직구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올해 고물가·고환율로 직구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연말을 앞두고 한때 144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떨어진 점도 기대할만한 대목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 현지 경기 둔화로 미국 판매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이 많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가격 좋은 ‘핫딜’이 많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고환율 속에서도 여전히 가격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앞세우거나, 배송비 지원을 통해 국내 직구족들을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통업체들이 어떤 실적을 낼지 알 수 없지만, 직구라는 측면에서 보면 국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한 직구 판매는 충분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환율 기조가 계속 간다면, 이번 블프가 평소 구매하고 싶었던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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