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경기 화성 '뉴 캠퍼스' 기공식…한국 중·장기 투자 추진
- 뉴 캠퍼스 클러스터에 재제조시설, 트레이닝센터 등 구축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반도체산업 '슈퍼 을(乙)'인 네덜란드 ASML이 한국시장 투자에 본격 나선다. 2400억원을 들여 경기도 화성시에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여기에 향후 연구개발(R&D)과 제조시설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ASML은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노광장비를 주로 만드는 기업으로, 10㎚(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15일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한국 투자는 단지 시작일 뿐이고 3년 전 투자 계획으로 실제 투자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에서 ASML이 다루는 기술이 가장 고도화되고 복잡한 기술이기 때문에 제조시설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ASML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연구개발(R&D)를 포함한 제조 시설까지 구축할 수 있다는 묵직한 내용이다.
ASML이 경기도 화성에 조성하는 ‘뉴 캠퍼스’ 조성 계획에 제조시설은 빠져있었다. 그는 “ASML 생산능력 확대에는 더 많은 협력사가 당연히 필요하게 되고 좋은 협력사를 찾기에 한국은 매우 적절한 곳”이라며 “지식 이전에 5~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연구개발(R&D)가 추가되면 제조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ASML은 뉴 캠퍼스의 16일 기공식에 앞서 관련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뉴 캠퍼스에서는 ASML 노광장비 관련 부품의 재(再)제조와 첨단기술 전수를 위한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며 2024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베닝크 CEO는 “ASML이 반도체 사용처를 과소평가한 경향이 있다. 향후 반도체 수요가 더욱 커져 산업 성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조사기관 등이 모두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반도체 시장 규모는 1조달러에서 1조3000억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고객사와 가까운 곳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며 “고객사를 지원하기 위해 10년간 한국에서 14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ASML은 재제조센터를 통해 한국 현지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베닝크 CEO는 “이는 한국 기업에도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ASML코리아 규모가 2배 정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ASML은 경기도 및 화성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약 2400억원 규모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밝혔다. 부지로는 동탄 2신도시 도시지원시설 용지가 선정됐다.
ASML에 따르면 뉴 캠퍼스 클러스터에는 ▲재제조센터(Local Repair Center)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 ▲익스피리언스 센터(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ASML은 이 시설에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2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설 규모는 1만6000제곱미터(㎡)에 달한다.
재제조센터(LRC)에서는 ASML이 공급하는 노광장비를 수리한다. 회사는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기업 및 부품·장비 등 중소기업과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LRC에서 국산 수리 부품의 비중을 기존 10%에서 50%로 5배 늘릴 계획이다.
회사 직원과 고객사 엔지니어를 위한 종합 교육을 담당하는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도 마련된다. 현재 공간보다 2.5배 넓고 EUV 라이브 모듈과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 엔에이(High NA)’ 모듈 관련 교육도 포함된다. ASML 코리아는 이곳을 활용해 국내 대학과 연계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경우 지역 사회를 위한 상시 체험공간으로 운영된다. 반도체 제조 공정과 ASML의 기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다양한 전시 ▲과학캠프 캠프 ▲채용행사 ▲산학연계 프로그램 등의 진행이 예정됐다.
한편 이날 베닝크 CEO는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 NA 노광장비와 관련해 2024년 출하 및 2026년이나 2027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가격은 3억유로(약 4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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