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LG유플러스가 5G 주파수를 추가 확보하면서 경쟁사들을 제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당초 경쟁사들 대비 적은 주파수를 쓰고 있던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열위를 극복함으로써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된 것이다. 주파수는 통신품질과 직결되는 만큼 통신사들간 속도 경쟁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1일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5G 주파수 100㎒ 대역폭(3.4~3.5㎓)에 대한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앞선 7월 LG유플러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로부터 3.4~3.42㎓ 대역 20㎒ 폭 주파수를 추가할당받은 바 있다.
주파수 대역폭은 고속도로 차선과 같아서,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당초 경쟁사들보다 20㎒ 폭이 더 적은 80㎒ 폭 주파수만 활용하고 있었지만, 이번 추가할당으로 경쟁사들과 똑같은 대역폭을 쓸 수 있게 됐다. 현재 SK텔레콤은 3.6~3.7㎓ 100㎒ 폭, KT는 3.5~3.6㎓ 100㎒ 폭 주파수를 쓰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새 주파수를 농어촌 5G 공동망 지역에 우선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3.4~3.42㎓ 20㎒ 폭을 할당할 당시 부여한 조건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인접대역(3.42~3.5㎓)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새 주파수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규 무선국 1만5000국을 투자하거나 농어촌 공동망을 우선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발빠른 주파수 활용을 위해 우선 농어촌 공동망 지역부터 새 주파수를 활용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무선국 2000~3000국을 구축하는 데 약 한달이 걸리는데, 1만5000국을 다 구축하려면 5~7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무렵 LG유플러스가 약속된 신규 무선국을 모두 설치하고 나면, 원하는 지역에 100㎒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5G 품질 경쟁이 가장 치열한 수도권 지역이 우선 순위에 들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이 LG유플러스의 신규 주파수 확보를 견제했던 이유다.
실제 경쟁사들은 과기정통부가 매년 연말 실시하는 5G 품질 평가를 주목하고 있다. 추가 주파수를 확보한 LG유플러스가 유의미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의 격차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다음 품질 평가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기정통부의 ‘2021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및 품질 평가’에 따르면, 5G 다운로드 전송속도가 가장 빠른 통신사는 SK텔레콤(929.92Mbps)-KT(762.50Mbps)-LG유플러스(712.01Mbps) 순이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올해 초 SK텔레콤이 3.7~3.72㎓ 대역 20㎒ 폭을 추가할당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해당 대역은 SK텔레콤 인접 대역이어서 경매시 SK텔레콤이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원래부터 경쟁사 대비 더 많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고 싶어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11월부터 LG유플러스가 5G 커버리지를 구축한 농어촌 지역에서는 가입한 통신사에 관계없이 누구나 100㎒ 주파수로 최고의 5G 품질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적인 5G 서비스 품질 개선과 고객만족을 위해 빈틈없는 구축작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