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하 노조)와 단체교섭 협의안을 타결하면서 갈등 봉합 마무리 단계에 이른 가운데,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한 대리운전기사 보상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간 단체협약 체결식’을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서는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한 대리운전기사 피해 보상안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체결식에는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 ▲김주환 노조 위원장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이수원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노조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었다. 노조 측은 카카오T대리에서 운영되는 ‘프로서비스’를 문제 삼았다. 프로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019년 11월 도입한 유료 서비스다. 월별 사용료를 지불한 대리기사는 콜마너 등 제휴사로부터 콜 우선권을 얻는다. 콜마너는 카카오 자회사 콜마너플러스가 운영하는 유선콜 중개 호출 플랫폼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프로서비스 미가입자에게는 격오지 콜, 초단거리 콜 등 일명 ‘똥콜’만 배정되는 부당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봤다. 따라서 원활한 영업을 위해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었다. 노조는 지속적으로 프로서비스 폐지를 주장했다.
갈등을 지속하던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본 교섭만 20여차례 이상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 6일 양측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프로서비스 단계적 폐지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대리운전 산업안전 지킴이 선임 ▲대리기사 심야 이동권 개선 등 내용이 포함됐다. 합의안은 노조 찬반투표는 73.53% 투표율에 조합원 84.89% 찬성으로 통과됐다. 양측은 각 세부 항목 구체화 방안을 분기별 정기교섭 과정을 통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프로서비스를 골자로 한 카카오모빌리티-노조 간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피해 보상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시작됐다. 양측 모두 노조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업계 내 다양한 전화콜(호출) 프로그램과 호출 앱이 있어 선택권이 넓고, 대리운전 산업 특성상 플랫폼을 이용한 영업 형태가 일률적이지 않아 구체적인 피해 추산이 어렵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장애 시간 동안의 기대 수익에 대한 보상보다 미래 운행에 대한 지원 및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에 뜻을 모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상자, 시행 시기, 구체적 지원 규모 등 세부사항을 대리노조와 논의해 구체화하고 확정된 사안은 순차적으로 공지하고 실행할 방침이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총괄부사장은 “합의안 최종 타결이 잘 마무리된 만큼, 후속으로 이어질 세부 항목 구체화 방안도 업계 목소리를 경청해 논의하겠다”라며 “서비스 장애 지원책은 현장 상황을 세심하게 반영해 노조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며, 인터넷 정보통신 산업 내 간접보상 첫 기준 사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최선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단체협약은 플랫폼 기업과 대리운전기사 간 첫 단체협약으로 대리운전은 물론 플랫폼 노동자 산업 안전과 권익 증진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지난 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기사가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유·무료 상관없이 제대로 된 보상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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