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미국의 고용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내용의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미 연준(Fed)의 강경한 통화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결국 3대 주요 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당초 미 증시는 고용 지표의 약화로 인한 ‘경기침체’ 이슈가 부각되고, 이에 따른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9월 고용보고서는 이러한 기대와는 딴판이었다. 11월초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같은 강경 입법으로 전세계 주요 기업들의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만들도록 강제로 유도하고 있고, 또한 ‘킹달러’현상의 지속으로 미국의 구매력이 강력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용지표가 나빠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미국내 임금 상승율이 5%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고용 사정이 여전히 좋다는 신호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대비 2.11% 하락한 2만9296.79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0% 떨어진 3639.66으로 장을 마쳤다. 금리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3.80% 급락한 1만652.40으로 종료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6만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27만000명 보다는 적었다. 그러나 실업률이 3.5%로 지난 8월의 3.7%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50년만의 최저치 수준을 떨어져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고용지표의 호조와 미 기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의 10년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달러 인데스도 상승하는 등 달러 강세도 강화됐다.
한편 이날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반도체 및 장비업체가 중국으로 AI반도체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 고성능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추가적인 수출 통제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와 장비를 이용해 대량살상무기(WMD)를 비롯한 첨단 무기 시스템 생산, 인권 유린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를 달았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PC시장 침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더욱 크게 충격을 받았다.
다만 중국 내에서 외국기업이 소유한 생산 시설에 공급할 경우에는 개별적 심사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현지에서 반도체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관심사다.
이날 엔비디아는 전장대비 8.03%, AMD 13.87% 각각 급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2.93%)와 인텔(-5.37%)도 크게 밀렸다.
전기차 섹터도 침체가 이어졌다. 440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재개 선언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테슬라는 이날 6.32%하락한 223.07달러로 마감했다. 리비안(-7.64%), 니콜라(-8.19%), 루시드(-8.61%)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나스닥내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지수 폭락의 영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애플(-3.67%), 아마존(-4.77%), 알파벳(-2.70%), 넷플릭스(-6.36%)등이 전장대비 3~6%대로 크게 하락하면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