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올해 한국 및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 유출로 인한 피해액이 역대 최고라는 조사가 나왔다.
19일 IBM 시큐리티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데이터 유출 피해에 따른 비용을 조사한 ‘2022 데이터 유출 비용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 세계 기업은 데이터 유출로 평균 435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 17년간 조사한 결과 가운데 최고 피해액 수치다. 한국 기업 역시 지난 2018년부터 데이터 유출로 인한 평균 피해액이 꾸준히 증가해 올해 약 43억3400만원 상당의 사상 최대 피해액을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550개 기업 및 조직이 경험한 실제 데이터 유출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보안 사고로 인한 관련 비용이 12.7% 늘어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용 상승이 최종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60%가 데이터 유출 관련 비용 상승으로 인해 서비스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데이터 유출로 인한 피해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조명됐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83%가 1회 이상의 데이터 유출 피해를 경험했으며, 데이터 유출로 인해 발생하는 총 비용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은 사건 발생 1년 이후에 나타나는 등, 기업 비즈니스에 오랫동안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경우, 데이터 유출 사고 건당 피해 금액이 가장 큰 산업은 금융, 서비스, IT 순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 산업 분야가 데이터 보안 위협으로 인해 가장 많은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데이터 유출 사고를 일으킨 최초 공격 방법으로는 ‘사용자 인증 정보 도용(약 20%)’이 가장 많았다. ‘클라우드 구성 오류’와 ‘제3자 소프트웨어의 취약성 공격’이 뒤를 이었다.
데이터 유출 피해 규모에는 기업의 보안 성숙도가 영향을 미쳤다.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접근 방식을 도입하지 않은 국내 기업의 피해액은 약 50억원에 달하지만 도입 후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의 피해액은 약 38억원으로 나타났다.
IBM 시큐리티는 데이터 유출로 인한 재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로 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데이터에 대한 무단 액세스를 방지하고,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대응(SOAR) 및 확장된 탐지 및 대응(XDR)에 투자해 탐지 및 대응 시간을 개선할 것을 권장했다.
김강정 한국IBM 보안사업부 총괄 상무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점차 많은 국내 기업이 유연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현대적인 보안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복잡한 하이브리드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여러 시스템 상에서 데이터를 공유하고 데이터 보안 작업을 중앙 집중화하는 역량을 갖춘 적극적인 보안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