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2020년 선언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각 분야별 선두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을 넘어 지분교환 등을 통한 ‘혈맹’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가 강조했던대로 ‘코리아 텔레콤’을 넘어 ‘코리아 테크’로 변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는 7일 현대자동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KT가 자사주 약 7456억원(7.7%)을 현대차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3003억원(1.46%)의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의 공동 개발, 인공위성 기반 미래항공모빌리티(AAM)의 통신 인프라 구축, 전국 KT의 유휴 공간·네트워크를 활용한 EV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을 추진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회사 간 협업에 있어서는 단순 업무협약(MOU)보다 지분을 상호 교환하는 것이 더 바인딩 효과가 크다”며 “5G를 주도하는 KT와 글로벌 톱티어인 현대차 그룹과의 협업은 자율주행과 도심 항공교통(UAM)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방식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올해 1월에는 신한금융그룹과 4375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미래금융 디지털전환(DX)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신한은행이 KT 지분 5.48%를 확보하고 KT는 신한지주 지분 2.08% 취득했다.
이어 지난 3월엔 콘텐츠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KT 스튜디오 지니를 통해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이는 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과 CJ ENM의 ‘티빙’ 합병으로 이어졌다.
금융과 미디어, 자동차를 넘나드는 이같은 협력을 통해 KT는 유무선 통신 중심의 기존 사업 영역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일명 ABC 기술을 통한 각 산업별 DX 추진을 가속화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분교환 등을 통한 혈맹 구축으로 보다 긴밀하고 탄탄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전략이 주효하면서 KT의 주가 흐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KT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6.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93%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8월 1일엔 3만835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2013년 6월 이후 약 9년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했다. 9월 8일 오후 2시 현재 KT 주가는 전일 대비 2.34% 오른 3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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