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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수수료 0원’ 배민·쿠팡이츠, 국감 부담 덜기 위한 포석?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가 연말까지 ‘포장수수료 0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물가상승·소비감소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시기를 두고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달 31일 나란히 포장수수료 0원 행사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양사 모두 ‘소상공인과 고통분담’을 이유로 상생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포장수수료 0원 프로모션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국정감사가 열리기 약 한 달 전이다. 국회는 오는 10월4일부터 24일까지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포장수수료 부과를 두고 플랫폼사와 소상공인은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포장수수료를 도입할 경우 소상공인들과의 갈등이 예견된 상황인데, 국감을 앞두고 플랫폼사들이 괜히 긁어부스럼을 내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배민과 쿠팡이츠 포장수수료 0원 연장이 국정감사 부담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배민과 쿠팡에 소상공인과의 상생은 매우 민감하고도 중요한 과제다.

배민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탈 등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문제에 대해 지적받았다.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로 인해 특정 권역 일반 소매점이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에 김범준 대표는 기존 시장 침탈이 아닌 신규 수요 창출이라 반박했다.

이외에도 배달 라이더 처우도 개선하며 갈등을 최소화해왔다. 라이더 직고용제를 실시하는 한편, 배달비 정산 기준을 직선거리 아닌 실거리로 측정해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새우튀김 갑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입점업체 피해 방지 협약을 만든 한편, 코로나19 기간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쿠팡이츠로 판로 개척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포장수수료 0원 행사를 비롯해, ‘소상공인 풍수해보험료 지원(배민)’,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쿠팡이츠)’ 등 상생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플랫폼 업체들은 입점업체인 음식점에 불리한 이용약관을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

배달앱 시장 전반으로 상생 경영에 대한 중요도가 올라가면서 이와 관련한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수수료 0원 행사를 종료하고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간 소상공인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그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포장수수료 0원 행사를 언제까지고 지속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배달주문중개와 마찬가지로 포장주문중개도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기업에서는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때문에 해당 서비스 이용자는 그에 응하는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포장주문 중개도 (배달중개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서비스”라며 “입점사 매출을 올려주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연장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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