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기정통부,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훈련 실시 - 재난와이파이 개방·소상공인 무선 테더링 방식 통한 임시결제 제공 - 연말까지 무선망 상호백업체계 구축, 재난로밍 규모 300만명 확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 갑자기 상공에 나타난 드론 3대에서 폭발물이 투하되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건물엔 연기가 피어오르고 부상자가 속출한다. 전력 인입구와 맨홀의 통신선 일부가 끊어지고 옥상 기지국이 파손되면서 전국 단위의 통신망 장애가 발생했다. 유무선 케이블 장애가 발생해 주변 소상공인부터 일반 사용자까지 통신이 두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실제 상황이 아니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서울 관악구 소재의 KT 구로 국사에서 2022년 을지연습 상황과 연계해 통신4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관련 유관기관 합동모의훈련을 실시했다.
KT 구로 국사는 혜화 국사와 함께 전국 백본망 역할을 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 단위 서비스는 혜화 국사와 이중화돼 있다. 즉, 장애 발생 시 혜화 국사와 이원화돼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구조다. 현재 구로 국사에선 전국의 유선 2480만 무선 1940만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KT 구로 국사에 적의 무인기(드론) 3대가 폭탄투하 공격을 실시해 인근 지역(금천구, 관악구, 구로구)에 대규모 유·무선 통신망 장애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하고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통신사 간 협업대응 및 이용자 보호조치 등 위기대응 체계와 조치사항 점검을 펼쳤다.
특히 이번 훈련에선 지난해 10월 25일 발생한 KT 장애사고 이후 네트워크의 안정성·생존성·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대책 추진사항에 대한 점검도 함께 이뤄졌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주요 후속대책으로, ▲재난와이파이 개방체계 구축, ▲소상공인 휴대폰 테더링 결제 지원, ▲통신사 간 무선망 상호백업체계 구축, ▲재난로밍 개선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우선 이번 훈련 시연에서도 볼 수 있듯 정부는 유·무선 통신장애 상황에서 ‘재난와이파이’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이는 장애 지역 주변의 공공·상용 와이파이를 누구나 접속해 이용할 수 있수 있다. 통신사와 공공 와이파이를 합쳐 전국에 총 27만2000개가 구축돼 있다. 8월 테스트를 거쳐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재난와이파이는 재난 상황에서 이용자가 개방여부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공통식별자를 송출하고 재난문자로 안내하게 된다. 일부 사업자는 와이파이 식별자 전환을 자동화하기 위해 시스템을 연말까지 추가로 개선할 계획이다.
통신장애 상황에서 ‘재난와이파이’가 개방되면, 자신이 이용하던 통신사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타 통신사의 와이파이를 통해 긴급한 메시지 전송이나 재난정보 수신 등 긴급통신이 가능하다.
또한, 유선 인터넷 장애 상황에서 결제불가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유선3사는 휴대폰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POS기기, 카드결제기 등 결제기기의 긴급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KT는 이용자의 무선 AP기기에 있는 USB포트를 휴대폰과 연결하는 USB 테더링 방식을 지원하기 위한 무선AP기기의 내장 소프트웨어(S/W)를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소프트웨어 배포를 8월 중 마무리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소상공인의 결제기기와 휴대폰을 이더넷 젠더로 연결하는 이더넷 테더링 방식을 지원하며, 현재 이더넷 테더링에 사용할 젠더 제작을 완료하고 소상공인 이용자의 신청을 받아 젠더 배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선 인터넷 장애 상황에서도 임시로 소상공인 고객의 결제가 가능하여 영업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선3사는 소상공인 테더링 활용 결제지원에 대해 문자메시지 발송, 요금명세서・홈페이지 공지, 소상공인인 전용 앱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본격 홍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적 유선망 장애 상황에서 무선망 이용자가 타 통신사 유선망을 경유해 국내 인터넷, 모바일 메신저, 금융, 생활편의 서비스 등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이를 위해 통신4사는 올해 상반기에 실무협의 및 시범테스트를 거쳐 상호백업체계 운영절차를 마련하고, 상호백업에 따른 트래픽 증가분의 원활한 수용을 위해 연동회선의 용량증설을 연말까지 추진해 상호백업체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지역적 무선망 장애 상황에서 이용자가 기존 휴대전화 단말기로도 타 통신사 무선망을 통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조치인 ‘재난로밍’에 대해선 수용규모 확대를 추진한다. 재난로밍 수용규모는 2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확대하고, 장비수급 상황을 고려해 연말까지 추진한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정책실장은 훈련 강평에서 “새롭게 마련한 재난와이파이 체계, 소상공인 테더링 결제지원 등은 장애 복원력 제고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통신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에 발생한 일본 KDDI와 캐나다 로저스사례와 같은 통신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신사들이 경각심을 갖고 자체 점검과 네트워크 작업관리를 강화하는 등 통신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더욱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