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28일 국회 업무보고에 뒤늦게 게임을 포함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난 21일 업무보고했을 때의 ‘게임 패싱’은 없었지만, 이 마저도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는 또 있다. 디테일한 보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한류가 최근 전례없는 성과를 창출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대중음악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사례를 들었다. 여기서 K-콘텐츠 수출액 70%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 관련 내용을 빠뜨렸다. 이번 업무보고에 뒤늦게 추가했다.
문체부는 “배틀그라운드는 326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당시 최고기록자를 수립했고,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톱 셀러를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류 사례를 들면서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붙인 성과는 국내에만 한정됐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모바일)은 애플과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하며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IP)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던파모바일이 거둔 성과는 국내에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류 사례로 들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문체위 회의에서 “업무보고 자료 중 한류 성과자료 게임분야에 던파모바일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정작 그 근거로 삼은 매출 지표는 국내 양대마켓 매출기준으로 돼 있다”며 “틀린 내용을 성과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잘못을 인정했다.
이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업무보고를 통해 “게임을 포함해 ‘K-콘텐츠’ 대표 장르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에는 지난 1일 박보균 장관과 게임업계가 간담회를 통해 게임산업 육성과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고 명시됐다. 문체부는 게임산업법 개정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법제화에 나선다. 게임 개발단계별 지원을 더욱 강화한다. 예를 들어 기획 경우 내년부터 우수 게임기획안을 발굴한다. 이를 통해 다년도 제작도 지원한다.
게임 유통은 올해부터 해외 진출 및 현지화 지원에 나선다. 게임인재원을 확대해 인력 양성에도 힘쓴다. 이스포츠 진흥에도 노력한다. 문체부는 내년부터 이스포츠 대회 확대를 지원하고, 이스포츠 전문인력 양성기관도 지정할 계획이다.
한편, 문체부는 지난 21일 업무보고를 통해 게임에 대해 한 줄만 언급해 패싱 논란을 키웠다. ‘콘텐츠 융복합 미래 인재 3년간 1만명 양성’ 과제에서 “영화·웹툰·음악·글로벌 동영상 서비스(OTT)와 더불어 게임 특화 인재를 교육하겠다”는 계획만이 유일한 대목이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게임을 빼고 K-콘텐츠 육성을 논할 수 없는데, 이는 게임이 스토리, 영상, 기술들이 접목된 종합예술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신성장동력이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가 게임 산업 육성 정책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 게임 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