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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라이엇게임즈, 조선왕실 ‘보록’ 되찾아…10년 사회공헌 빛봤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영국 법인에 뺏길 뻔한 ‘보록’을 라이엇게임즈 후원으로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찾았다. 조선왕실 문화재인 보록 국내 귀환에 민간 기업을 비롯한 모두가 머리를 맞댄 결과다.

라이엇게임즈는 27일 서울 충무로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진행된 환수 문화재 언론공개회를 통해 국외소재문화재 ‘보록(寶盝)’ 국내 환수 성공 소식을 전했다.

왕실 유물 ‘보록’은 조선 왕실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으로, 당시 문화와 생활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재다.

보록에는 목재에 가죽과 명주, 황동이 쓰였다. 가로 23㎝, 세로 23㎝, 높이 27.5㎝이다. 보록은 왕과 왕비에게 존호, 시호 등을 올리며 제작된 어보를 보관하는 외함이다. 천판 중심에 손잡이인 거북형 뉴(龜)가 설치돼 있고, 내면에는 홍색 방주가 발려져 있다. 표면은 가죽으로 감싸져 있고, 그 위에 주칠이 돼 있다.

어보는 내함인 보통, 외함인 보록에 담겨 종묘 또는 외규장각 등에 보관됐다. 어보 제작 때 보록을 함께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전에 만들어 둔 것을 수보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제작시기를 알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많은 이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 제작한 것이 아닌, 왕과 왕비를 위한 왕실 의례에 따라 만들어진 만큼 조선 왕실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된다.

이번에 환수한 보록은 재단이 지난해 정보를 입수해 소장자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전문가 평가와 실견을 통해 매입에 성공했다. 강혜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 부장은 “재단은 지난해 12월에 관련 정보를 입수했고, 영국에서 이 보록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소장자와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서 문화재 중요성과 보록을 들여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소장자는 다른 고객과의 협상을 통해서 보록을 판매하려고 했던 시점이었는데, 설득 끝에 소장자는 이를 납득하고, 저희에게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매입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절차가 오랫동안 진행됐지만 오랜 기간 기다려주셔서 이렇게 들여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사회환원사업 총괄은 “오늘날의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우리 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10년의 노력을 이어왔다”며 “올해 이렇게 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게 돼 더욱 기쁘며, 이용자에게 또 한 번 자부심이 돼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문화 유산에 대한 보호 및 지원 프로젝트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지난 2012년 시작했다. 총 예산은 68억원이 넘는다. 그중 국외 문화재 환수를 위해서 20억원이 조금 넘는 예산을 별도 기금으로 준비, 할당했다.

구기향 총괄은 “그중 지금까지 누적으로 환수 6번의 인연을 만나는데 10억원 이상이 사용됐다”며 “다만 각각 유물에 대한 값어치를 언급하긴 조심스럽다. 이번 유물 구매와 같은 경우 적은 예산이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다. 한국 외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 중이다. 전쟁이 나거나 재해가 났을 때 등 이용자와 기금을 모아서 움직이는 경우들이다.

구 총괄은 “한국에서 문화유산에 대한 이러한 10년 내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코로나 확산이 심해졌을 때 대한의사협회 측으로 방호복을 제작해서 지원한 적도 있다”며 “한국에서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사업 같은 경우는 다른 지역에서도 스터디를 할 정도로 진정성을 갖고 꾸준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환수된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회를 통해 다음달 중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해당 전시에는 라이엇게임즈가 환수를 지원한 유물 3종이 이미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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