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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반도체도 전기차도 미국으로 가는 이유

- 현지 정부 인센티브 매력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향후 20년 동안 1921억달러(약 252조원) 투입해 반도체 공장 11개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까지 연간 30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전용 공장 및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일 국내 대기업의 미국행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들 움직임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가 동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 업체의 미국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진다.

반도체·전기차·배터리 업계는 미국이 핵심 공략 국가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는 고객사인 퀄컴 AMD 엔비디아 등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 즐비하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테슬라 GM 포드 등이 거래 대상이다. 현지 진출의 주요 명분 중 하나다.

또 다른 이유는 인센티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로부터 세제 혜택 등을 약속받고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2600억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신공장 짓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장기 플랜을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텍사스주는 일정 규모 이상 투자하면 10년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챕터 313’을 시행 중인데 이는 올해 말 만료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일부 혜택이 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할 수 있는 최대치를 써냈다.

현대차 역시 지난 22일(현지시각) 조지아주로부터 18억달러(약 2조3600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현지 투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보상받는다. 지난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간 합작사(JV)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 등 공장에 25억달러(약 3조2800억원) 규모 대출 지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SK온과 삼성SDI도 북미 투자비 일정 부분 이상을 다양한 형태로 돌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공개했다. 반도체 기업에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기업 시설투자 관련 세제 지원은 기존 6~10%에서 8~12%로 높아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 중국 유럽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늘어지는 부분도 국내 투자 방해 요소다. 앞서 언급한 삼성전자 테일러시 공장은 본격적인 논의가 오간 지 약 1년 만에 주요 절차가 마무리됐다. 반면 SK하이닉스 등이 입주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2019년 개발계획이 발표됐으나 올해 상반기까지 착공조차 못 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같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랄 수도 없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투자를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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