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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팹리스에 밀리는 韓…김형준 단장, "AI 반도체, 승부처"

-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김형준 단장, "선순환 생태계 구축 정부 역할 중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2010년 전후로 우리나라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 점유율은 3% 상회했으나 현재는 1% 수준이다. 현재 중국은 수천 개 팹리스 업체가 있다. 그동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12일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김형준 단장<사진>은 경기 판교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팹리스 상위 10개 기업 중 중국 윌세미컨덕터가 포함됐다. 이 기간 매출액이 7억4400만달러(약 9600억원)다. 국내 선두 LX세미콘(5851억원)보다 약 4000억원 높다.

김 단장은 “결국 시스템반도체는 수요가 있어야 개발하고 개선할 수 있다.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계적인 기업이 있으나 팹리스 업계와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LX세미콘인 이유다.

반면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활용해 자국 팹리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 차원에서 팹리스와 전자제품 산업을 연결시켜주고 인센티브 등을 지원하면서 기회와 경험을 지속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 수는 물론 기술력도 대폭 향상됐다는 후문이다.

미국 다음으로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난 대만은 TSMC 등 대형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를 중심으로 팹리스 산업이 우상향했다. 현시점에서 팹리스 톱10에 3~4개 기업이 포함될 정도다.

김 단장은 “정부 차원에서 팹리스와 파운드리, 팹리스와 완제품 회사 간 매칭을 해줘야 한다. 자체적인 생태계를 만들고 건전한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는 반강제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팹리스에서도 좋은 기술을 갖추는 게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인텔 AMD 엔비디아 등이 장악 중인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유럽 및 일본 회사가 주도하는 차량용 반도체 등은 진입장벽이 높은 상태다. 두 분야의 최종 수요처인 데이터센터, 자동차 등에서 최근 주목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에 산학계에서는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사업단이 만들어진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추진하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로 미래 수요 대응, 신시장 선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김 단장은 “차세대 반도체에는 AI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2030년이면 반도체 시장규모는 1조 달러를 넘어선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 60~70%가 시스템반도체다. 다시 그중에서 60%가 AI 반도체가 될 것”이라며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메모리에 이어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게 할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퓨리오사AI 사피온코리아 딥엑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모빌리트 리벨리온 등 반도체 스타트업이 AI 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이다. 일부 기업은 국내외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정부에서도 AI 반도체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지난달 말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관련 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위해 향후 5년간 1조2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문인력 7000명 양성에도 나선다.

김 단장은 “인재 확보의 경우 교수들 연구비 지원을 늘려서 학생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계약학과는 한시적이어서 교수 역할이 제한적이다. 이보다는 반도체 장비나 실험실 기자재 등을 개선해주면서 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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