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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보상금 없지만"…삼성D, 비수기 선방한 이유는? [IT클로즈업]

- 2분기 영업익 8000억~1조원 추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일회성 비용 제외, 계절적 비수기, 모바일 시장 침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 심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적자…’

지난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직면한 대내외적인 변수다. 여러 부정적 요인으로 인해 실적 부진이 짐작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4000억원, 9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 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통상 2분기는 디스플레이 시장 비수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1분기 또는 3분기, TV와 노트북 등 신제품 판매가 1분기 또는 4분기에 몰린 영향이다. 그럼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수년간 2분기에 선방할 수 있었다. 애플과의 특수한 관계 덕분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0년대 중후반만 해도 중소형 OLED를 단독 납품했다. 스마트폰 패널을 LCD에서 OLED로 교체를 추진한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고객사인 애플을 위해 전용라인을 운영하면서도 절대적 지위를 내세워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해 제안한 물량만큼 가져가지 않을 시 보상금 개념의 비용을 받기로 한 것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의 협력사 중 유일한 사례다.

지난 2019~2021년 2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회성 수익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아이폰X’ ‘아이폰11’ 시리즈와 ‘아이폰12미니’가 예상보다 팔리지 않으면 애플은 3년 연속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제공했다. 예정대로 출하됐다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겠으나 특약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2020년 전후로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가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독점 체제는 막을 내렸다.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일부 분배가 이뤄진 상태다. 마침 지난해를 끝으로 특수 조항이 사라지면서 올해 2분기부터는 일회성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정보기술(IT) 기기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애플 보상금마저 사라진 삼성디스플레이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됐다.

해당 기간 삼성디스플레이가 기대 이상 성과를 낸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LCD 사업이 종료 단계에 들어선 점. 중국 제조사들이 저가물량 공세로 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의 LCD 수익성은 큰 폭으로 악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면서 지난 2020년 3월 LCD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삼성전자 요청으로 계획보다 철수 시점이 늦어지기는 했으나 점차 생산량을 줄여왔다. 지난 2분기에는 주문을 받아놓은 물량을 처리하는 수준이었고 6월부터는 제조를 중단했다. 적자였던 LCD 규모가 미미했던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았다.

또 다른 요소는 중소형 OLED 존재감 확대다. 시장조사기관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유연한(플렉서블)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59.4%다. 전년동기(48.5%)대비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스톤파트너스는 BOE와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 패널 공급 감소,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 물량 추가 제공 등을 점유율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BOE는 아이폰용 OLED 설계를 임의로 변경하면서 애플이 주문량을 축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의 경우 상위 모델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LG디스플레이 대비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계절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긍정적이다. 우선 LCD 사업은 지난 2분기를 끝으로 완전히 끝났다. 아울러 퀀텀닷(QD)-OLED는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상승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현재 85% 이상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사 관련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BOE는 아이폰 신작에서도 수주 물량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일부는 삼성디스플레이로 넘어온다는 의미다. 4세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2배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라인 안정화로 폴더블 패널 수익성이 증대된 가운데 공급 수량까지 늘어나는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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