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의 5G 주파수 전쟁이 한창이다. 논란의 5G 주파수 추가할당은 LG유플러스 단독입찰로 일단락됐지만, 정부는 SK텔레콤 인접 대역에 있는 3.7㎓ 이상 300㎒ 폭 5G 주파수 할당을 준비하고 있다. 주파수는 곧 통신 품질과 직결되는 만큼 3사 간 신경전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2018년 5G 주파수 본경매부터 향후 진행될 추가할당에 이르기까지, 3사의 주파수 성과와 향후 전략을 가늠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4일 5G 주파수(3.4~3.42㎓ 대역 20㎒ 폭) 추가할당 접수가 마감되면서, 3.5㎓ 전후 대역 총 300㎒ 폭 주파수 할당이 모두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8년 본경매부터 올해 추가할당에 이르기까지 통신3사간 실익다툼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결과적으로 그간 3사의 주파수 경쟁을 총평해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어느 정도 실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 2018년 5G 주파수 본경매, 3사 서로 다른 판단
첫 5G 주파수 할당은 2018년 많은 관심 속에 이뤄졌다. 3.5㎓ 대역(3.42~3.7㎓) 280㎒ 폭 그리고 28㎓ 대역(26.5∼28.9㎓) 2400㎒ 폭이 각각 경매로 나왔다. 3.5㎓ 대역의 경우 원래는 총 300㎒ 폭이 대상이었지만, 3.4~3.42㎓ 대역 20㎒ 폭에 주파수 혼간섭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종적으로는 할당에서 제외됐다.
당시 28㎓ 대역에선 경매 첫날 3사가 나란히 800㎒ 폭씩 낙찰을 받았지만, 3.5㎓ 대역 경매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기지국 구축이 까다로운 고주파 대역인 28㎓와 달리, 중대역인 3.5㎓는 5G 전국망으로 활용할 수 있어 3사간 눈치싸움이 팽팽했다. 첫 5G 주파수 경매인 만큼 초기 품질 선점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했다.
특히 SK텔레콤은 3.5㎓ 대역에서 100㎒ 폭 이상을 가져가고 싶어 했지만, 이는 정부가 균등 할당제를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5세대 혁신을 시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한 사업자가 낙찰받을 수 있는 주파수 총량을 100㎒ 폭으로 한정했다.
결론적으로,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높은 금액인 1조2185억원을 내고 3.6~3.7㎓ 대역 100㎒ 폭을 차지했다. 이르면 2023년 할당이 예상되는 3.7㎓ 이상 대역과 바로 인접해 있어 가장 목이 좋기로 평가받은 대역이다. 인접대역은 추가 투자 없이 주파수를 바로 확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고비용을 감수한 것이다.
반면 KT는 9680억원을 써내고 100㎒ 폭(3.5~3.6㎓)을 확보했지만, 경쟁사들 대역 사이에 위치한 이른바 ‘낀’ 대역이어서 주파수 연속성이 없는 핸디캡을 가져갔다. LG유플러스는 가장 적은 금액(8095억원)으로 가장 적은 80㎒ 폭(3.42~3.5㎓)을 가져갔지만, 혼간섭 문제로 제외됐던 20㎒ 폭과 붙어 있어 추후 주파수 확장에 유리했다.
◆ 20㎒ 폭 추가할당이 부메랑으로…3사 갈등 격화
그러나 혼간섭 문제로 제외됐던 20㎒ 폭(3.4~3.42㎓)은 올해 통신3사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해당 대역폭과 인접한 대역을 가져갔던 LG유플러스는 주파수 확장을 위해 지난 2020년 정부에 추가할당을 요청했고, 이는 곧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경쟁사들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할당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문제의 20㎒ 폭은 표면적으로 어느 통신사든 경매에 참여해 확보할 수 있었지만, SK텔레콤이나 KT의 경우 기술적 여건이 되지 않아 사실상 해당 대역폭을 가져가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와 달리 인접대역이 있는 LG유플러스는 손쉽게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게 돼, 3사간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SK텔레콤은 3.7㎓ 이상 대역에서 40㎒ 폭을 추가로 할당해 3사가 모두 20㎒ 폭씩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LG유플러스가 신청한 추가할당과 SK텔레콤이 신청한 추가할당을 별개로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 SK텔레콤의 추가할당 신청은 따로 연구반을 꾸려 검토하기로 결론내렸다.
◆ LGU+ 웃었지만…향후 300㎒ 폭 추가 경매 ‘관건’
결과적으로, 이날까지 진행된 3.4~3.42㎓ 20㎒ 폭 추가할당 경매에는 LG유플러스가 단독입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이번 할당은 심사를 통한 정부 산정 대가 할당으로 전환됐다. LG유플러스는 최저경쟁가격에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고, 그동안 경쟁사 대비 80㎒ 폭 주파수만 활용했던 열위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LG유플러스가 추가할당을 받더라도, 당장 오는 연말 발표될 5G 품질평가에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할당 시점이 오는 11월인 데다, 인접대역을 가진 LG유플러스는 정부가 부과한 조건에 따라 신규 무선국 투자를 선행해야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다. 투자를 서두른다 해도 짧은 시간 내 유의미한 격차를 내기가 힘들다.
SK텔레콤과 KT는 추후 3.7~4.0㎓ 300㎒ 폭 추가 주파수 경매를 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 주파수의 인접대역인 3.6~3.7㎓ 대역을 사용 중인 SK텔레콤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0㎒ 폭 경매에서 인접대역을 가져가는 데 성공할 경우 주파수 확장을 통한 품질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