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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한국법 지키겠다”, 뒤에선 구글처럼 인앱결제 꼼수

ⓒ 애플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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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애플이 한국에 백기를 들고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준수를 위해 앱마켓에 제3자결제를 도입한다. 인앱결제(앱 내 결제)만을 고수해온 애플이 외부결제를 적용한 곳은 한국이 전세계 처음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이는 온전한 승리가 아님을, 구글을 통해 학습했다. 애플 또한 구글처럼 인앱결제(앱 내 결제)를 유도하는 수수료 부과 등 국내법을 우회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

애플은 특정한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인앱결제강제금지법)’에 따라 앱스토어 내 모든 한국 앱에 대해 제3자결제를 허용한다고 지난 30일 공지했다.

애플은 “최근 한국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은 한국 앱마켓 사업자에 의해 배포되는 앱이 앱 내에서 대체 결제 처리 옵션을 제공하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수정됐다”며 “해당 법률에 따라 개발자는 외부 구입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애플은 국내법을 지키기 위해 한국 앱에 대해선 외부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하면서도, 외부결제 앱에는 ▲개인정보보호 ▲보안‧사기 방지 서비스 ▲구입 요청 ▲가족공유 ▲구입내역, 환불, 구독 관리 문제 등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제3자결제 때 “앱스토어의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알려야 한다.

그래도 수수료는 받는다. 최대 26%다. 인앱결제 때 최대 수수료는 30%다. 외부결제를 이용하면 4%p 저렴하다. 구글과 동일한 수수료 정책이다.

구글플레이의 경우, 개발자는 앱 내에서 구글 인앱결제와 함께 개발자가 선택한 제3자결제 방식을 동시 제공하고, 이용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선 개발자가 애플 인앱결제와 제3자결제 중 하나의 방식을 선택‧제공하고, 이용자는 개발자가 제공하는 하나의 결제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구글과 애플은 자사결제 외 제3자결제에도 고율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개발사는 외부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와 카드사 수수료, 결제시스템 구축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인앱결제 30% 수수료보다 더 비싼 부담을 지게 된다. 이에 외부결제를 열었음에도, 개발사는 인앱결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구글과 애플이 앱마켓 내에서 특정결제 수단 강제를 금지하고 이용자의 다양한 결제 선택권을 존중하는 내용을 담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입법 효과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앱 개발사 측은 앱 다운로드 후 앱 내 이뤄지는 콘텐츠 거래에 대해 구글과 애플이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없을 뿐 아니라, 결제 처리에서도 역할이 없기 때문에 26%에 달하는 수수료는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앱마켓사는 서비스 수수료는 플랫폼과 이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도구‧서비스 이용대가, 앱 생태계 유지 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제는 법률로 민간기업의 수수료를 직접 규율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과 애플을 대상으로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이행상황과 금지행위 위반여부 전반을 실태점검하고 있다. 법 위반 또는 피해 사례 확인 때 제재 가능한 사실조사로 전환된다.

한편, 애플은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전부터 웹결제를 허용하지 않았다.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구글은 제3자결제를 적용하면서, 웹결제를 전면 금지했다. 이를 어긴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앱들이 인앱결제 때 이용료를 줄줄이 인상했다. 다만, 이용자는 PC나 모바일 웹을 이용해 이용료를 결제할 경우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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