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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3일만에 과반노조 “사모펀드 매각 철회하라”

-카카오모빌리티 과반 노동조합 결성 선언, 단체교섭 요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추진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노동조합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 이하 노조)는 최근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며, 카카오모빌리티 과반 노조 결성을 선언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카카오지회는 카카오 계열사(공동체)에 소속된 모든 노동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별칭은 크루유니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 이후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 앱을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누적가입자 3000만명에 월 활성 이용자 1000만명에 달하는 플랫폼이며, 지난해 매출 442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및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물밑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한 대주주다.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 지분율이 24%,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 지분율이 6.2%다.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약 8조5000억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는 “카카오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으나, 지난 17일 카카오모빌리티 내부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사내간담회 ‘올핸즈’ 미팅에서 경영진은 매각 진행 사실을 인정했다.

카카오 노조는 30만 플랫폼 노동자 고용불안 문제를 제기했다. 사모펀드로 매각은 통상 사업의 정리수순으로 간다는 우려다.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카카오T 대리운전 기사는 17만명이며,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에 소속된 기사는 1000명에 이른다. 카카오T 블루 기사는 3만6000여명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번 매각과 관련한 경영진의 소통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정확한 매각 이유를 밝히지 않고 지금까지 매각 논의 과정과 이후 매각 추진 의사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매각이 돼도 문제가 없을 거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형식적”이라고 꼬집었다.

또 “모빌리티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하고 독립적 법인으로 만들고 기업공개를 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 표명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매각 소식을 접한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은 일방적인 매각 추진을 반대하며, 불과 2~3일만에 전체 직원 과반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카카오 계열사 최초 과반노조다. 조합원 가입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들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이용자, 플랫폼 노동자, 소액 투자자,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과 연대해 매각 반대 행동을 펼친다. 구체적 계획은 이번주 조합원 토론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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