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을 향한 여당의 사퇴 압박이 집요해지는 가운데, 한 위원장이 “최대한 성실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한상혁 위원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통위 방송대상 시상식 후 이동 과정에서 “위원장 거취 논란이 방송 독립성 침해라는 지적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 “그런 말씀은 여러차례 드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무회의 참석과 관련해서도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참석해야 될 것”이라며 “방법은 생각을 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정부 국무회의 참석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 등이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로, 2023년 7월 임기가 만료된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한 위원장을 향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여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 위원장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겨냥, “‘동생 탓’ ‘선친 탓’으로 돌리는 유체이탈 화법을 중단하고 국민 앞에 진실되게 해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앞서 한 위원장은 2020년 1월 작고한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농지를 별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농지법 위반 의혹에 휩싸였다.
한 위원장은 “해당 토지는 대전에 거주해 영농이 가능한 셋째 동생이 농지원부를 발급받아 위탁 운영 중”이라며 “기사에 언급된 농막은 선친께서 기준에 맞춰 연면적 18㎡(약 5.5평)로 설치한 것으로, 농지법령에 따라 2018년 5월10일 관할구청(대전 유성구)에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지난 1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한상혁 위원장의 위법과 공직자로서의 도덕성 미달만으로도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며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한 위원장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한 위원장을 몰아붙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 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의 시작”이라며 규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의원들은 16일 국민의힘 기자회견에 맞불 기자회견으로 대응,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한 위원장은 무조건 사퇴하라’, ‘우리가 방통위를 손아귀에 넣어 방송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속내”라며 “국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집권세력의 방송장악 기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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