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위원장이 구글 임원과 만나 인앱결제강제금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준수를 한 번 더 촉구했다. 아웃링크를 통한 웹 결제를 제한한 구글 행위는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12일 한상혁 위원장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적용과 관련해 윌슨 화이트 구글 공공정책 부문 총괄임원과 면담했다.
한 위원장은 “웹 결제 아웃링크를 제한해 실질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이는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며 “방통위 판단에도 불구하고, 다른 결제방식을 사용하는 앱 업데이트를 막거나 삭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법령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인앱결제와 외부결제(제3자결제)만을 허용하고 있다.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준수를 위해 외부결제를 허용했으나, 구글 틀에 맞춰 결제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한 후 최대 26%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인앱결제 수수료는 최대 30%다. 시스템 구축 비용과 함께 수수료 최대 26%에 결제대행업체(PG)‧카드수수료를 고려하면 인앱결제 때보다 비용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 허용됐던 아웃링크를 통한 웹 결제는 금지됐다. 이를 어기면 앱 업데이트를 할 수 없고, 6월1일부터는 구글플레이에서 퇴출된다. 이에 개발사들은 어쩔 수 없이 인앱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 일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인앱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앱 내 결제 때 이용료를 15%가량 올렸다.
한 위원장이 법 위반 소지를 언급했음에도, 문제는 있다. 실질적 위법 행위가 나타나야만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선제 대응은 어렵다. 업데이트 중단 및 앱 퇴출 등과 같은 실제 피해를 본 곳이 나타난 후에야 방통위가 법적 제재 조치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구글 정책에 따라 개발사들이 인앱결제 등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콘텐츠 업계와 시민단체 등은 방통위 선제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방통위가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내린다면, 구글과 행정소송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위원장은 “한국 법 준수를 위한 구글의 노력은 인정하나, 현재까지 구글이 취한 조치가 입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구글의 결제정책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실행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다른 결제방식에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한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빅테크 기업인 구글이 앱 마켓 생태계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면담은 구글 요청으로 이뤄졌다. 구글 측은 개정법 준수를 위한 구글플레이 결제정책 취지와 노력을 설명했다.
윌슨 화이트 총괄은 “구글은 그간 한국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정책을 반기지 않는 앱 개발자들이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며 “개정법 준수를 위해 방통위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