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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테슬라·폭스바겐과 직거래"…韓 배터리 소재사, 북미·유럽행 '봇물'

테슬라 독일 공장
테슬라 독일 공장

- 완성차업체와 직거래 사례 늘기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전기차(EV)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와 유럽에 연이어 공장을 구축하면서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소재 기업도 마찬가지다. 배터리 업체는 물론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 중인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 요청에 따라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했거나 설립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16일 일진머티리얼즈는 스페인 카탈루냐주에 오는 2024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2만5000톤 규모 동박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폭스바겐 프로젝트 일환이다. 앞서 일진머티리얼즈는 폭스바겐그룹이 스페인 정부와 운영하는 ‘Future: Fast Forward (F3)’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F3는 스페인을 유럽 EV 허브로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폭스바겐은 스페인 발렌시아에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세우기로 했다. 배터리 제조사가 아닌 완성차 업체와 직거래한다는 점에 의미 부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소재사와 글로벌 EV 회사가 자체 계약을 맺는 사례는 또 있다.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업체와 협상력 강화 영향이다.

얼티엄셀즈 미국 공장
얼티엄셀즈 미국 공장

지난 3월 포스코케미칼은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으로 캐나다 퀘벡에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작년 말 양극재 합작사(JV)를 설립한 바 있다. 두 회사 JV는 오는 2023년부터 1단계 투자(4억달러)를 집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JV인 얼티엄셀즈에 양극재 및 음극재를 공급해왔다. 양극재 JV를 통해 GM에 소재를 직접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연내 유럽 신설 계획도 공개한다.

엘앤에프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은 테슬라와 손을 잡았다. 테슬라는 미국과 독일 등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6월 미국 글로벌 전기차 기업과 양극재 판매를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상대방은 테슬라로 추정된다. 엘앤에프는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넥실리스는 테슬라에 동박을 납품 중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국내외 배터리 업체의 근거리 지원을 위해 폴란드 및 미국 공장 증설에 나선다. 각각 올해 2분기 착공, 연내 부지 선정 완료 예정이다. 이미 헝가리 공장을 보유한 솔루스첨단소재도 유사한 행보다. 테슬라와 동박 거래를 튼 데 이어 캐나다를 새 생산거점으로 찍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스텔란티스가 지분을 보유한 ACC에도 동박을 제공하기로 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 헝가리 공장
동화일렉트로라이트 헝가리 공장
이들 업체 외에도 북미나 유럽 진출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말 9700억원을 들여 헝가리 데브레첸에 양극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미국은 부지 선정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장 중인 LG화학도 복수 국가를 신공장 지역으로 고려하고 있다.

전해액을 생산하는 엔켐과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이미 유럽에 안착한 업체다. 엔켐은 폴란드 헝가리에 이어 터키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지난달 헝가리 공장을 준공했다. 동진쎄미켐은 스웨덴 음극재 공장, 롯데케미칼은 미국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소재 회사의 행보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오는 2025년 7월부터 신북미무역협정(USMCA)가 발효된다. 완성차 부품 75% 이상을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조항이다. 이전까지 북미 진출을 이뤄내지 못하면 현지 고객사 공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영내 배터리 거점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만큼 유사한 정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유럽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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