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쉴더스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하는 가운데, ‘원스토어’는 예정대로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금이야말로 사업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가져갈 수 있는 적정시기라는 판단이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국내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거시경제 상황은 현재 공모가에 반영됐다. 원스토어는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을 통해 비교대상 그룹을 구글과 애플에서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으로 바꿨다. 원스토어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4300원~4만1700원으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상단 기준 약 1조1111억원이다. 네이버, 카카오, 넥슨 지난해 기준 평균 주가매출비율(PSR) 7.3배 대비 46.6~56.2% 할인된 수준이다.
더군다나, 원스토어는 현재 글로벌 규제 환경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우호적 상황으로 판단했다. 전세계적 반독점 규제로 모바일 게임‧앱 유통시장 과점구조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 지난 3월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시행했으며, 지난 1월 이용자수 5000만명 초과 앱마켓 사업자 인앱결제(앱 내 결제) 강제를 금지한 ‘오픈 앱마켓 법안’도 미국 상원 법사위를 통과했다. 유럽연합(EU)은 이르면 오는 10월 ‘디지털시장법(DMA)’를 시행할 전망이다. 구글·애플 등을 규제 대상인 게이트키퍼로 삼고, 특정 결제 서비스 강제 등을 막는 등 디지털시장을 독과점할 수 없도록 의무조항을 부과한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미국과 EU는 구글 제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제3자 마켓을 허용하라는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논의 중”이라며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원스토어 미래 성장에 있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돈 원스토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적인 관점에서 공모 상황도 중요하지만, 사업적 기회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공모를 통한 자금을 활용해야 하는 적정 타이밍이다.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상장을 미룬다면, 글로벌 및 추가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스토어는 그동안 멀티OS 크로스 플랫폼 전략을 채택해 온 만큼, 애플 iOS로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럽 의회 및 이사회가 지난 3월 디지털시장법(DMA)에 합의하며, iOS 단말 대상 제3자 앱스토어 사업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앱스토어 외부에서 앱을 내려받을 경우, 아이폰 보안이 파괴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환 대표는 “애플 CEO까지 나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개방의 압력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연말 또는 내년 초 정도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멀티 OS 측면에서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애플 iOS 시장 진입 기회는 단순한 바람이 아닌 곧 현실이 될 일”이라고 내다봤다.
원스토어는 미국과 유럽에서 연내 이 법안이 통과돼 iOS 시장 문이 열리는 즉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보안 문제 등도 극복했고, 운영 노하우도 갖췄다”며 “애플이 만약 써드파티 앱마켓을 특정하기 위해 규모, 역량, 과거 경험 등을 내걸더라도 원스토어는 그 중에서도 넘버원(NO.1)”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원스토어에 따르면 애플, 구글, 중국시장을 제외한 연간 2조원 시장의 50% 이상을 원스토어가 점유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8.6%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던 원스토어는 지난해 애플 11.6%를 제치고 13.8% 점유율로 2위에 올라 구글을 추격하고 있다. 원스토어 2018년~2021년 연평균성장률(CAGR)은 31.3%로, 국내 앱마켓 19.2%보다 크다. 이로 인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구글‧애플 독과점 체제에서 3사 경쟁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