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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하나마이크론, 韓 시스템반도체 성장 이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에서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으나 속도가 더딘 편이다. 공정 대부분을 단일 기업이 처리하는 메모리와 달리 여러 회사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혼자 뛰는 것과 이인삼각 달리기 차이다. 관련 업체들이 발을 맞추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시스템반도체는 ▲설계(팹리스) ▲생산(파운드리) ▲패키징 및 테스트(OSAT) 등 크게 3분야로 나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파운드리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분위기지만 팹리스와 OSAT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업계에서는 기초 인프라가 부족한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반도체 설계와 후공정 업체의 연구개발(R&D), 점검 등을 지원하는 곳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나노종합기술원 등이 있으나 기업들 수요에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토종 OSAT인 하나마이크론은 자체 테스트 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 판교에 센터를 설립하고 지난 3월10일 개소식을 진행했다.

지난 4일 만난 남영동 하나마이크론 테스트 지원센터장은 “국내 팹리스 테스트를 지원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면서 “근거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판교에 센터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하나마이크론은 고객사 반도체의 범핑 – 어셈블리(패키징) - 파이널 테스트 등을 다룬다. 범핑은 반도체를 기판에 연결해주는 전도성 돌기인 범프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포장하는 단계가 패키징, 완제품 작동 여부를 최종 점검하는 것이 파이널 테스트다.

센터에서는 우선 테스트 분야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협력사 라인업도 같은 맥락에서 꾸려졌다. 글로벌 반도체 테스트 장비업체 어드반테스트와 테러다인, 범프 부문 자회사 하나더블유엘에스, 무선주파수(RF) 분야에 강점이 있는 테스트 전문업체 노바쎄미 등이 하나마이크론과 협업한다.
남 센터장은 “상주 인력을 비롯해 본사, 협력사, 고객사 등 인원 20명 내외가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며 “현재 설비 4대를 구비했고 잔여 공간에 추가하거나 본사 장비를 원격 조종해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테러다인과 어드반테스트 장비를 통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RF, 전력관리칩(PMIC), 드라이버 집적회로(IC) 등에 대한 웨이퍼 테스트부터 파이널 패키지 테스트까지 광범위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상태다.

통상 팹리스 업체는 엔지니어가 있어 설비가 없어서 개발한 칩을 테스트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형 회사는 물량도 적어 위탁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설비만 쓸 수 있도록 하거나 개발을 의뢰하면 관련 부분도 돕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술 교육, 프로그램 구축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미 센터를 1.5배 확장할 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최창호 하나마이크론 회장의 육성 의지가 강한 만큼 고객이 늘어나면 대규모 투자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목적은 비즈니스적인 연계다. 운영비를 충당할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계기로 고객사를 확보하는 구조다. 향후 패키징 분야에 대한 서비스도 마련할 계획이다.

남 센터장은 “센터를 통해 고객과 협력사가 모이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만 시스템반도체가 정부 지원과 TSMC를 중심으로 팹리스, OSAT가 성장한 것처럼 한국도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생태계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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