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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부 장관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ICT 현안 실종’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강소현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ICT 현안 대신 후보자 신상 검증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후보자 검증에 나섰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측의 질의는 대부분 후보자의 특허권 취득 과정과 증여세 탈루 의혹 등 신상 검증에 쏠렸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에게 부부간 증여세 11억4000만원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며 “장관에 지명되자마자 사흘 만에 증여세 납부를 신고했는데 그 전엔 몰랐던 것이냐”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종호 후보자는 “세무사에 모두 일임하다보니 미처 몰랐다”는 해명을 반복적으로 내놨으나, 윤 의원은 “세무사가 하라고 하면 다 하는 것이냐”며 “부인과 아파트 구매 지분을 60대40으로 했는데 이것은 누가 봐도 증여세 공제 한도 6억원을 넘지 않도록 의도한 것이라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개발한 ‘벌크 핀펫’ 기술의 특허수익 논란에 대해서는 “그 당시 법과 규정을 지켰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이 후보자는 2001년 원광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당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벌크 핀펫’ 기술을 개발한 가운데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권은 카이스트, 국외 특허권은 이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해당 기술 개발에 국가 예산 수십억원이 들어갔는데 이 후보자 개인이 보상금을 받고있는 것에 대해 문제 삼았다.

양 의원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국가는 이익을 보지 못하고 개인만이 특허 출원료를 받는다면 아무리 많은 연구개발(R&D) 예산을 배정해도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도 국가 예산이 들어간 기술로 개인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것에 대해 방치하겠냐“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특허권을 기관이 양도할 수 없는 경우 개인이 가져갈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 밖에 이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가게 된 해외 출장에 자녀와 부인을 동반시켰다는 비판과, 이 후보자 기술 특례로 코스닥 상장을 앞둔 ‘GCT 세미컨덕터’에 대한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식 전환으로 인한 이해충돌 여지가 없는지 의혹이 제시됐다.

반면 ICT 정책 현안과 관련된 질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홍석준 의원(국민의힘)은 “예타(예비타당성 조사)가 몇 년씩 걸리다 보니 미래기술 확보에 정책적으로 뒷받침이 못 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과학기술 적용을 위한 현행 규제 샌드박스 제도도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등 핵심기술 인력양성에 관한 질의도 있었다. 이 후보자는 “과학기술 인력양성 계획”을 묻는 임병헌 의원(무소속) 질문에 “일례로 K-반도체에서 2030년까지 3만6000명의 인재를 키운다고 하는데, 숫자만으로 경쟁국가를 이길 수 없다”면서 “박사 후 과정에서도 연구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교육을 시켜야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답했다.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 내야 할 망 이용대가를 회피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후보자의 생각을 물었다. 이 후보자는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될 요인이 있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으나, 전 의원은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서 (망 이용대가를) 안 내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이야기고 간과할 수 없다”면서 “장관이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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