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 새 경영진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6조원 연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네이버. 하지만, 규제 강화 움직임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13일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에서 “네이버는 상당히 저평가됐고, 가치 신장 여력이 상당하다”며 “시총 150조원은 네이버 목표가 아닌 달성해야 할 현실이다. 주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현재 50조9372억원이다. 약 3배 가까운 시가총액 성장이 필요하다. 네이버 주가 부진은 네이버만의 탓이 아니다. 구글, 아마존 등 전세계 인터넷 기업 모두 겪었던 일이다.
김 CFO는 “전세계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최고점 대비 대부분 50~60% 하락했다. 구글과 아마존 등은 주가 하락 폭이 적었으나, 마케팅의 힘으로 성장한 회사들은 과도한 비용지출에 의존했기 때문에 한계를 겪었고 시장은 이에 대해 할인을 주고 있다”며 “네이버는 마케팅이 아닌 본연의 힘으로 성장했고, 승자 상위 그룹과 주가 하락폭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수연 대표는 주가 회복을 요구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보상 방안을 재설계한다. 최고경영자(CEO) 보수, 인센티브, 주식보상 등을 설계할 때 장기적 성과와 시가총액 목표 달성 등을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최 대표는 “단기적인 주가 공약을 내세우기보다, CEO 보상 절반 이상을 장기적 성과에 집중하도록 설계하겠다”며 “주주들이 만족하지 않는 시총이 나올 경우, 변동이 큰 방법으로 (CEO 보수를)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이 더 (공약보다) 큰 약속이 될 수 있다. (글로벌 3.0) 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매출을 더욱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카카오 남궁훈 대표는 주가 15만원을 달성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날 네이버는 5년 안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과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과거 네이버 매출은 2013년 1조8578억원, 2021년 6조8176억원에서 2026년 15조원까지 확대한다. 해외 매출 비중도 40%에서 50%대로 늘린다.
한편, 김 CFO는 최근 자회사 상장 러시 행보에도 쓴소리를 했다. 네이버웹툰과 네이버파이낸셜 상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김 CFO는 “국내에서 자회사 상장이 상당한 유행처럼 번졌다. 상장이 하나의 성장 전략 자체거나, 목적의 끝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회사 상장은 자본시장에서 일종의 금융 공학적 기법이며, 주주와 구성원들이 더 많은 성장과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다면, 그러한 수단에 대해 열심히 검토할 수밖에 없지만 네이버는 사업을 운영할 때 단 한 번도 근시안적 목표를 설정한 적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