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 상생 지원금 구체화, 6개분야 5년간 투입
-‘비욘드 코리아’, 해외매출 비중 30% 목표
-15만원 주가 ‘의지’ 재확인…물적분할 계획 없어
-카카오 계열사 30~40개 축소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 새 경영진이 사회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상생’과 ‘글로벌’을 기치로 내걸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여러 논란을 극복하고 고객과 주주, 파트너, 사회에 다시 사랑받는 혁신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김성수‧홍은택 공동 센터장과 카카오 남궁훈 신임 대표는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생안과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을 발표했다.
남궁훈 신임 대표와 김성수‧홍은택 센터장은 새로운 카카오 이사회 멤버다. 새 경영진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간담회를 통해 공식 행보를 시작하며, 향후 전략을 공유했다.
◆신뢰회복 첫걸음 ‘상생’, 6개월만에 마련된 3000억원 상생지원금 활용안은?=이날 중점을 두고 발표한 부분은 상생지원금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카카오는 상생지원금 투입을 약속한 바 있다. 약 6개월만에 3000억원 상생지원금 계획안이 공개됐다.
카카오와 9개 주요 자회사는 6개 분야에 5년간 총 3000억원 상생기금을 활용할 예정이며,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 1000억원(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임팩트)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550억원(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공연 예술 창작자 150억원(서울 카카오 아레나 SPC)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 500억원(카카오모빌리티) ▲스타트업 및 사회혁신가 200억원(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임팩트) ▲지역 사회, 이동‧디지털 약자 지원 600억원(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임팩트)이다.
이는 경영계획에 모두 반영됐다. 상세한 실행안이 마련되는 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실행안은 이사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위원회에 보고‧검증되는 등 진행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소신상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평생 오프라인으로 거래하던 소상공인이 카카오톡으로 손쉽게 고객과 소통하고 단골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메시지 발송 비용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페이와 연계해 쉬운 결제도 지원한다. 농수산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제가버치’ 프로젝트도 확대 운영한다.
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향후 5년간 최소 100억원을 출자해 창작지원재단을 설립하고, 작사들도 정산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을 상반기 구축한다. 관련해 전수 조사한 구체적 정산 및 배분 내역은 오는 11일경 발표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오는 7일 신뢰 기반 상생 및 ESG 경영방안을 내놓는다. 카카오임팩트는 100명 이상 사회 혁신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홍은택 센터장은 “광장시장, 제주올레시장을 비롯해 베이커리‧화훼농가 등과 이야기하고 있다. 500만 소상공인 모두 대상”이라며 “카카오엔터 파트너사는 현재 2000여개 이상, 올해까지 창작자에게 배분된 수익은 1조1600억원이 넘는다. 하나의 작품만 있어서 한국 창작자들이 전세계 주요 권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3000억원이라는 상생 기금이 큰 규모이긴 하지만 사실 그 어떤 특정한 사회 문제도 풀기에는 충분한 비용은 아니다. 앞으로도 지속 투자하고 함께 해 나갈 일”이라며 “모빌리티, 페이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상생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으로, 분야별 상생위원회 구성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목상권 침해 사업 철수의 경우, 스마트호출을 비롯해 꽃‧간식‧샐러드 배달 서비스 중단을 지난해 마무리했다. 헤어샵 중개 서비스는 지분 정리를 추진하고 있어,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는 독점적 지위를 가지지 않는 사업에서는 경쟁 구도를 형성해 창업자를 돕고 건강한 시장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외매출 비중 10%대→30%대로 3년 내 확대=카카오는 국내에서 상생안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 ‘글로벌’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카카오가 혁신기업에 걸맞게 해외에서 사업을 적극 펼치는 것만이 진정한 사회적 가치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새 경영진은 상생과 함께 글로벌에 방점을 찍는다.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라는 카카오 미래 10년 키워드도 설정했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 계열사 중 56개가 해외법인을 둔 회사다. 2020년 33개에서 23개가 늘었다.
올해 카카오 공동체는 해외 매출 4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카카오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10%대에서 3년 내 30%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성수 센터장은 “비욘드 코리아는 카카오 공동체에게 주어진 중요한 미션이며, 콘텐츠와 지적재산(IP) 사업 외 계열사에서도 우선순위 중 하나로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일본 시장에서 게임, 메타버스, NFT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지난해 인수한 지그재그와 그립컴퍼니를 통한 커머스 사업의 글로벌 확장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현재 대비 3배까지 성장시키고, 북미 거래액 5000억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CAC는 ‘글로벌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한다. 공동체 간 콘텐츠, 인프라, 네트워크 등 상호 협력 접점을 발굴하는 한편,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체계도 지원할 방침이다. 카카오픽코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스타일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참여한다.
이날 김 센터장은 134개 계열사 중 30~40개 계열사를 통폐합해 100여개 수준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이라는 카카오의 새로운 전략 방향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있도록 투자와 인수합병(M&A)도 고려할 것”이라며 “시너지 확대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계열사 간 통합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직장생활 마지막 테스트”…주주가치 부양 의지=이날 남궁훈 신임 대표는 “카카오 대표가 된 것을 직장생활 마지막 테스트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이사회 개편은 우리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고 있는 가치들을 지속적으로 챙기고 미래 10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일종의 출사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남궁훈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 15만원 주가를 신임 대표 ‘의지’로 표현했으며, 현재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 매각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남궁 대표는 “15만원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여러 (본인) 보상안을 짰기 때문에, 그 의지치라고 봐주면 좋겠다”며 “서비스의 근본적인 확장과 이용자 확대 등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면 가장 자연스럽게 주가 역시 오를 것이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고, CAC센터장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궁 대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 관련 의사결정에 제외하는 것으로 내부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남궁 대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 주요 주주로, 지분 3% 정도를 보유 중이다.
카카오 자회사의 ‘쪼개기 상장’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물적분할 계획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 공동체 상장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분할 상장(쪼개기 상장)과 다르다”며 “카카오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사업을 나중에 분사한 것이 아니라, 사업 초기에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거나 인수해서 외부 자금 유치와 서비스 확장 등을 통해 현재 규모로 성장시켰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남궁 대표는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고 사회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 입지를 다져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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