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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사태→日·臺 지진→中 상하이 봉쇄…반도체·전기차 공급망 '빨간불'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 장기화 시 韓 기업 손실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연이은 자연재해로 반도체 및 전기차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국면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이 여전한 가운데 설상가상이다.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단기간 내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 차원에서 시민 전수조사 등 도시 봉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 수도로 불린다. 금융, 제조, 무역 분야 중심지다. 봉쇄 시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영향권에 드는 지역이다.

상하이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 테슬라다. ‘모델3’와 ‘모델Y’ 등 주력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두고 있다. 이곳에서 작년 테슬라 전기차 생산량 절반을 책임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28일 상하이 기가팩토리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완성차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직 가동되고 있으나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와 화홍 등도 직격탄이다. 양사는 본사가 상하이다. 인근 지역인 장수성에 공장이 있다. 반도체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상하이에는 양산 컨테이너항과 푸동 국제공항도 있다. 아직 폐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현실화하면 무역 관련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번 봉쇄는 앞선 이슈들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이달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공급망이 붕괴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노광 및 식각 공정에서 쓰이는 네온, 크립톤 등을 수출하는 나라다. 두 나라의 비중이 작지 않아 반도체 제조사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전기차 핵심 부품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양국은 니켈 알루미늄 리튬 망간 등 주요 원재료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소재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추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달 들어 발생한 일본과 대만 지진도 악재다. 지난 16일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발한 지진으로 일본 르네사스(MCU), 도요타(자동차), 소니(이미지센서), 무라타(MLCC) 등 공장이 멈췄다. 부품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자동차 출고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대만 남동부 화롄 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대만 TSMC 일부 생산라인이 잠시 중단했다. UMC 난마오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삼성 LG SK 등 대부분은 상하이 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일부 판매법인 등이 있으나 사업에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없다”면서도 “장기화 시 물류 쪽에서 이슈가 발생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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