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형/멀티태넌시형 상품 모두 솔루션 판매수익 환원 - 상반기 중 마켓플레이스 리뉴얼…상품 고도화 - SaaS 매출 2025년까지 1000억원 목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는 4월 1일 ‘KT클라우드’로의 분사를 앞둔 KT가 자사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 입점 솔루션 기업들에게 수수료 제로를 선언했다.
일반적으로 KT나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사업자를 비롯,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대부분의 국내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자사의 마켓플레이스에 입점된 소프트웨어(솔루션) 업체들을 상대로 약 15~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마켓플레이스는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유사한 개념이다.
현재 소프트웨어를 구독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SaaS ; Software-as-a-Service)로 제공하기 위해선 이를 구동할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자체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는 만큼,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의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자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우다 대부분이다.
이때, 클라우드 인프라(IaaS)를 제공하는 기업은 빌링(요금청구)이나 수납대행, 관리 모니터링, 홍보·마케팅 등을 제공하면서 15~3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최근 ‘클라우드 오픈 IaaS 정책’을 발표하고, 자사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솔루션 판매수익 100%를 판매사에 보전해주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하고 있는 SaaS에 대한 지원을 늘림으로써 클라우드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내달 1일 ‘KT클라우드’로의 분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SaaS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맏형’ 노릇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의 SaaS 매출을 1000억원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김주성 클라우드 사업담당 상무<사진>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국 솔루션 사업자들이 커야 KT 클라우드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 정부 클라우드 정책의 주요 목표도 SaaS 육성인 만큼 공공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시장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라며 ‘클라우드 오픈 IaaS 정책’ 배경을 밝혔다.
실제 KT는 그동안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SaaS 시장을 키워왔다. 대표적인 것이 협업 툴 강자 마드라스체크와 출시한 ‘KT비즈웍스’와 새하컴즈의 화상회의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KT비즈미트’다. 관련 솔루션은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상무는 “특히 지난 2020년부터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 확장을 위해 진행한 ‘클라우드원팀’ 활동을 통해 좋은 기술력과 역량을 갖춘 솔루션 파트너들의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며 “KT가 일부 마진을 포기하고라도 SaaS 시장이 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는 자사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서 제공되는 이미지형 및 멀티테넌시(SaaS)형 상품에 대한 솔루션 판매수익 100%를 판매사에 정산한다. 이미지형 상품은 서버백신, DB 접근제어 솔루션 등 고객 VM(가상머신)에 직접 설치 지원하는 솔루션을, 멀티네넌시는 메일솔루션, 화상회의솔루션 등 판매사가 구축해놓은 인프라를 고객이 계정생성 등을 통해 활용하는 상품이다.
이미지형 상품의 경우 인프라 비용을 고객에 납부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솔루션 판매수익 100%를 판매사에 정산한다. 멀티테넌시형 상품은 판매사가 구축해놓은 인프라 비용 100%를 판배사에서 부담하는 경우, 솔루션 판매수익 100%를 환원하는 구조다.
KT는 공공시장에 활용되는 솔루션을 중심으로 이번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도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적용해 과감한 시장 육성 정책을 펼친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클라우드 바우처 사업과 같은 특수한 경우엔 보다 유연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KT 비즈미트나 비즈웍스와 같은 SaaS는 광명시청 등 다수 공공기관에 도입됐다.
특히 올해 2차년도를 맞이한 정부의 클라우드 대전환 주요 정책이 SaaS 활성화인 만큼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협업도구나 재택근무솔루션과 같은 SaaS를 강화하는 한편 공공기관에서 활용되는 보안 솔루션의 클라우드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실제 솔루션 기업들의 호응도 높다. 국내 IT서비스기업인 펜타린크의 경우,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펜타시스템에서 이관해온 접근제어솔루션을 KT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올려 SaaS로 제공 중이다.
펜타린크 서상인 부장은 “클라우드와 관련해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 타 클라우드 업체에 비해 KT 클라우드에선 관리를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판매사 입장에서 이번 클라우드 오픈 IaaS 정책을 통해 이윤을 높이는 동시에 KT클라우드를 통한 네임밸류도 높일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올해 상반기 중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의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능 고도화가 필요한 솔루션을 지원하고 신규 SaaS 제품의 유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KT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는 약 200여종의 솔루션이 입점돼 있다.
김주성 상무는 “클라우드 사업 시작 이후 11년 동안 누적된 것들이 많다”며 “보안과 마이그레이션 및 백업 툴 등 공공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늘려 실력 있는 신생업체들도 부담없이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클라우드 오픈 IaaS 정책은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 및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 측면에서 봐달라”며 “이달 말 완성되는 ‘하이퍼스케일 AI 서비스’ 대규모 팜과 함께 클라우드 시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