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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경제제재시 우리 기업 IT수출 피해는?… 2014년 크림반도 사태때 50% 폭락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돈바스 접경지역에서 간헐적인 무력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막판 담판을 시도하는 등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러시아의 동향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시 동맹국들과 함께 고강도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과 북한 수준의 고강도 경제 제재를 취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현실화되면 러시아가 국제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현대화에 필요한 모든 첨단기술 제품의 무역활동도 막히게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 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교역 차질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막대한 피해도 불가피해진다.

특히 한국무역협회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화장품 합성수지 등 러시아 주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유사사례선 “주력 품목 수출 절반 넘게 감소”


실제로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도 G7은 강력한 대러 제재를 부과했다. 실제로 이 여파로 이듬해 러시아에 대한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율은 무려 53.7%나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당시 주력 수출 품목이었던 승용차, 칼라TV, 타이어 등의 하락율이 컸다.

승용차 완제품 및 자동차 부품은 현재까지도 주요 수출 품목으로 손꼽히는 만큼 대러 제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21년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은 러시아 수출액 15억달러를 상회하며 전체 수출품목 중 수출액으로는 2위에 달했다.

또 같은 자료에서 러시아 수출 기업수가 가장 많은 품목은 화장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화장품 품목의 수출 금액은 2021년 기준 2억 9천만 달러로 자동차 부품 품목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444개의 국내 화장품 기업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만큼 대러 제재에 있어 화장품 업계의 상황도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 무역길 막히면… 국내기업 직∙간접적 피해 우려

사실 러시아는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입 비중에서 10위권 안팎을 차지하는 교역대상국이다. 20년 전만해도 20위권 밖이었지만, 양국의 첨단기술 발전에 힘입어 교역 비중도 점차 커졌다.

오늘날 한국은 러시아에 주로 자동차∙부품, 철 구조물, 합성수지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는 나프타, 우라늄, 유연탄, 무연탄,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원을 수입해오고 있다.

특히 나프타는 수입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에 대러 제재가 시행되면 국내 기업의 제조원가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사태 장기화 시 에너지 수급난에도 시달리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등 한국기업 40여개사가 해외직접투자(FDI)를 통해 러시아에 생산 공장을 건설∙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심각해짐에 따라 부품 조달에 애로가 생기면, 이 같은 현지 공장도 사실상 운영이 중단되게 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인 지난 2015년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들이 직∙간접적 피해로부터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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