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오징어게임의 수익 배분을 놓고 불거진 플랫폼과 창작자의 비대칭구조 갈등이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재현될까?
이용자와 창작자 간 경계가 흐릿해질 수밖에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메타버스 내 콘텐츠 생태계에서, 플랫폼 생존을 판가름할 수 있는 '콘텐츠' 질 담보를 위해 창작자 저작권을 조명해 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 주최 '메타버스 콘텐츠 발전방안 입법공청회'에서는 기업과 정부 관계자 등이 나와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논하며 해당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공동설립자 리아킴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창작한 콘텐츠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창작자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적 정비 마련에 시사점을 던졌다.
리아킴은 "원밀리언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480만명이지만 제작한 동영상으로부터 정산되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음원을 활용한 창작 안무 영상에서 안무 저작자나 실연자에 대한 창작권리를 인정받지 못해 수익 대부분이 음원 저작권료로 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음원에 맞춰 창작된 안무가 유통된다면, 그 수익이 음원 저작권자에게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짚었다. 이와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메타버스에서 생성된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이나 권리에 관한 법 제도 정비가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원밀리언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영상 속 안무 동작을 인식해 춤 동작의 유사성을 분석하는 기술과 안무 데이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저작권을 인정받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법무법인 리우 캐슬린 김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보였다. 이용자가 주도하고 스스로 수익과 가치를 창출하고 실현하는 웹 3.0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창작자에게 정당하게 보상해 주기 위한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견해다. 이는 콘텐츠와 창작자 중심의 경제에서 핵심이 '지식재산권'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 기인한다. 캐슬린 김은 ▲디지털기반에서 새로 창출되는 콘텐츠에 대한 권리, ▲현실 세계를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의 창출에 관련된 지식재산권의 보호 ▲메타버스 상 콘텐츠 공동 창작과 공동 소유 등 개념을 정의하고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한석 팀장은 최근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게임'을 예로 들었다. 오징어게임 콘텐츠가 넷플릭스 플랫폼 투자로 제작되고 유통됐지만, 수익 배분에 있어 플랫폼과 창작자의 비대칭구조 등 문제가 있었음을 꼬집었다. 조 팀장은 "시각에 따라 플랫폼을 우위에 두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콘텐츠가 플랫폼을 주도하는 환경을 기대하면서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신망과 디바이스 등 범용 IT기술개발에 투자하거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제작과 유통 환경을 창작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관련 학계와 법조계 및 다양한 콘텐츠 산업계가 함께 논의해 나가야 한다"며 "콘텐츠의 공급자와 이용자가 구분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창작물의 권익을 보장하는 문제와 저작권 사각지대, 정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유통에 대한 다양한 개념들이 합의를 갖춰가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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