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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어제의 나를 넘어서지 못한 넥슨, 그래도 내일이 있다

-넥슨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전년비 6%‧18%↓…‘3조 클럽’ 실패
-2020년 사상최대 실적 기저효과…신작 부재 영향
-연봉인상‧스톡옵션 비용 증가…비트코인 상승, 달러 강세 긍정적
-3월 ‘던파 모바일’ 출시, 올해 신작 줄줄이 예고…반등 기대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넥슨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매출 3조 클럽 재달성에 실패했고, 영업이익은 18%나 줄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북미, 유럽 등 사실상 전지역에서 성장하지 못했다.

보기엔 절망적이지만, 이유가 있는 만큼 희망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실적과 비교 대상인 2020년은 넥슨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해다. 국내 게임사 처음으로 3조원 매출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난: 연’ 등 굵직한 게임 신작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넥슨은 눈에 띄는 신작 게임이 부재했다.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는 개발사 모시기 경쟁으로 게임사 연봉인상 바람이 불었다. 넥슨은 일괄적으로 연봉 800만원을 인상하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임직원 보상정책에 따라 비용도 늘었다.

올해는 다르다. 대규모 신작 라인업들이 대기 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넥슨은 2D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파 모바일’을 다음달 24일 출시하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아크 레이더스 ▲HIT2 ▲DNF DUEL ▲마비노기 모바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넥슨 성적표, 얼마나 부진하길래…=2020년 넥슨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3조1306억원,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1조1907억원이었다.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 연 ▲V4 등이 흥행하고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피파(FIFA)온라인4 등 주요 PC 게임 성적도 견고했다. 게임업계 첫 3조원 매출 돌파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8일 넥슨은 2021년 연결 매출이 약 2조8530억원(엔화 2745억엔), 영업이익이 약 9516억원(915억엔)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 18%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약 1조1943억원(1149억엔)으로, 같은 기간 104%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만 살펴보면 넥슨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약 5639억원(543억엔), 약 309억원(30억엔)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8%, 81% 줄었다. 전망치에 부합하다는 설명이다. 순이익은 2286억원(220억엔)이다.

지난해 지역별 매출 비중은 ▲한국 56% ▲중국 27% ▲일본 4% ▲북미‧유럽 7% ▲기타 지역 6%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1546억8300만억엔 ▲중국 735억9500만엔 ▲일본 104억6900만엔 ▲북미‧유럽 186억6800만엔 ▲기타 지역 170만4700만엔이다. 전년동기대비 한국과 북미‧유럽지역에서는 6%, 중국에서는 9% 감소했다. 일본지역 매출은 변동 없으며, 기타지역 매출은 3%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지역별 매출은 ▲한국 314억6200만엔 ▲중국 113억8000만엔 ▲일본 24억4100만엔 ▲북미·유럽 48억9000만엔 ▲기타 40억7700만엔이다. 한국, 중국, 일본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5%, 11%, 29%나 하락했다. 북미‧유럽지역도 5% 떨어졌다. 기타지역 매출만 29% 올랐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4분기 PC게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하락했다. 피파온라인4 판매호조와 함께 서든어택은 124%나 급성장했으나, 확률 조작 논란을 겪은 메이플스토리 매출이 감소했다. 모바일게임은 블루아카이브가 성과를 냈음에도 바람의왕국:연, 카트라이더 러시플러스, V4 등이 전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린 기저효과를 견뎌야했다. 그 결과,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나 줄었다.

넥슨은 “지난해 전망치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매출 호조와 ‘서든어택’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연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선전했다”며 “그러나, 2020년 연간 모바일 매출 역대 최대 기록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2022년 신작 개발에 집중하며 2021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판관비 및 마케팅 비용, 플랫폼 수수료가 줄었음에도 국내 신규 보상정책 도입으로 연구개발비를 비롯해 임금‧스톡옵션 비용이 증가했다”며 “지난해에는 출시작이 많지 않아 판관비와 마케팅 비용 등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넥슨은 순이익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 미화 달러 예금성 자산의 환차익, 투자 배당금 등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해외법인세가 낮게 나왔으며, 달러 강세와 비트코인 상승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넥슨은 지난해 4월 비트코인을 취득했으며, 시세 변동으로 12억엔 재평가 이익을 얻었다. 다만, 매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이익으로 취급된다.

◆실적 반등시킬 한 방, 올해 신작 쏟아진다=
지난해에는 역성장했지만, 올해 넥슨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올해 넥슨은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지식재산권(IP) 타이틀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넥슨 대표 IP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다음달 24일 출시한다. 지난해 12월 6시간 동안 진행한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수십만명 이용자가 몰리기도 했다. 글로벌 멀티 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PC와 콘솔 간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3억8000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카트라이더 IP를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한 차세대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3인칭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가 PC와 콘솔 멀티 플랫폼으로 등장한다.

온라인 신작 ‘커츠펠’은 지난달부터 사전등록 중이다. ‘커츠펠’은 카툰 렌더링으로 애니메이션 풍 비주얼을 구현한 3인칭 배틀 액션 장르 게임으로 강렬한 액션감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특징이다. 지난달 26일 콘셉트 이미지를 처음 공개한 넷게임즈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MMORPG) 신작 ‘HIT2’도 개발 중이다. 모바일과 PC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이다. ‘마비노기 모바일’도 대기 중이다. 던전앤파이터 IP를 대전 격투 장르로 재탄생 시킨 ‘DNF DUEL’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오픈 베타 테스트를 완료했다.

신규 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한 타이틀도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Project) ER’은 MMORPG 장르에서 최상위 플레이어들의 전유물이었던 공성전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넥슨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 인원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12월 알파 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은 ‘프로젝트 D’도 올해 나온다.

이 외에도 넥슨은 대작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줄 신규 타이틀을 준비 중이다. 백병전 이용자 간 대결(PvP)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 HP’와 3인칭 슈팅 장르에 역할수행게임(RPG) 요소를 결합한 루트슈터 장르 멀티 플랫폼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 등이 개발 중이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이어받은 네오플 ‘프로젝트 오버킬’과 ‘프로젝트 BBQ’ 등 ‘던파 유니버스’ 신작들까지 라인업에 합류할 경우 넥슨은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는 “2021년은 주요 라이브 게임들의 꾸준한 흥행 속에서 대형 신규 지적재산(IP)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했던 한 해였다”며 “올해 최고 기대작들을 출시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을 848억~927억엔, 영업이익을 329억~397억엔, 순이익을 327억~380억엔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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