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넷마블이 야심차게 내놓은 ‘오버프라임’은 진지점령(MOBA)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 친절해 보일 만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직관성이 좋았다. 하지만 아쉬움 역시 남았다. 넷마블은 해당 게임 장점으로 전작 ‘파라곤’ 대비 속도감이 빠르다고 내세운 바 있지만, 직접 해본 이 게임에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는 쉽지 않았다.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한 PC 3D(3차원) 3인칭 슈팅(TPS) 진지점령(MOBA) 게임 ‘오버프라임’의 비공개 시범 테스트(Closed Beta Test, 이하 CBT)를 지난 22일 오전 10시부터 23일 오후 7시까지 글로벌 게임 서비스 플랫폼 스팀(Steam)에서 실시했다.
이 게임은 에픽게임즈 파라곤을 충실히 계승했다. 특히 고품질 그래픽과 함께 이로 인해 표현되는 비주얼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할 정도였다. 넷마블은 향후 선보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에 총 21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베타 테스트에선 캐릭터 17종만 만나볼 수 있었다. 스커드, 콜트, 에이라, 테락, 카일라, 우르크, 스콧, 에블린, 데모리우스, 한, 코스모스, 보라, 셰이드, 신시아, 발로라, 타오, 베아트리체다.
각 캐릭터는 간략한 설명과 함께 조작 난이도가 안내돼 있었다. ‘스커드’는 원거리 딜러로 난이도는 어려운 편에 속했다. ‘코스모스’와 ‘보라’는 마법사, ‘에이라’는 서포터로 난이도는 쉬웠다.
CBT여서 그런지 게임 내 재화인 골드는 무려 2억원이나 주어졌다. 보물상자 뽑기로 모든 등급의 스킨과 영웅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 물론 상점에서도 써보고 싶은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었다.
오버프라임은 두 팀이 서로의 기지를 파괴하는 전략 액션 게임이다. 이용자는 ‘캐리’, ‘미드 레이너’, ‘오프 레이너’, ‘정글’, ‘서포터’ 등 5개 특징을 가진 영웅 중 하나를 택해 5:5 전투 플레이를 하게 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창세의 요람’ 맵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창세의 요람은 ‘데키마’의 힘으로 탄생한 미니언과 수호자들이 지키고 있는 사원이다. 자연주의를 표방한 맵은 생각보다 넓었고, 곳곳에 텍스처도 많았다.
적당히 끌리는 영웅이었던 ‘보라’, ‘에이라’ 등을 골라 2판정도 게임을 진행했다. 플레이 시간은 각각 1시간 남짓 걸렸다. 10명 매칭이 잡혔는데, 잠깐 대기 화면에서 멈춘 사이 매칭이 풀리기도 해 아리송한 부분은 두 번 정도 발생했다.
영웅들은 매번 매치가 시작될 때마다 레벨 1에서 시작된다. 미니언을 처치하는 등 전투에 기여하면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또, 아이템 상점을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처음 주어지는 재화는 500골드다. 아이템 상점은 한 눈에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보기 좋았다. 5명이 각자 맡은 구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레벨을 높이며 장비를 맞출 재화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레벨 6에 이르면 궁극기를 배울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상대 편과 대치하게 된다. 보라는 마법사로 안내돼 있어 원거리 캐릭터인줄 알았으나 근접 스킬을 더 많이 가진 캐릭터였다. 어찌됐든, MOBA 장르 특성상 마우스 클릭으로 평타를 넣고, 막타를 캐치해야 하다 보니 해당 장르 대표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와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TPS 장르 특성상 플레이어가 직접 조준하고 공격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갔다.
넷마블은 타격감, 속도감 구현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손을 많이 쓰는 만큼 타격감은 확실히 전작보다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속도감은 부족한 ‘마나통’ 덕분인지, 느낄만 하면 멈칫했다. 스킬을 많이 넣고 싶어도 마나 회복 물약으론 감당하기 어려웠다. 플레이 당시 마나가 매우 부족해 웬만한 스킬을 연속적으로 활용하기 벅찼다. 티키타카가 되는 ‘딜 교환’이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했다.
또, 레벨 6까지 키우는 과정은 속도감보단 역할수행게임(RPG) 요소가 보일 정도로 느리게 다가왔다. 이처럼 여러 이유가 종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게임이 늘어지는 부분이 상당했다. 이 와중에 게임 흐름이 지는 쪽으로 기울면 탈주하는 이들이 많아 더욱 곤란했던 점은 덤이다.
파라곤 특장점으로 꼽혔던 그래픽은 오버프라임에서도 더욱 빛났다. 그러나 상당히 높은 그래픽 사양을 요구하는 듯 했다. 그림자 설정을 ‘보통’으로 두면 어두운 배경화면에 흰 글씨로 웬만큼 잘 보였지만, ‘낮음’으로 하면 밝은 배경화면에 흰 글씨가 보여 글씨가 대부분 깨졌다. 그래픽 요구사양이 워낙 높아 컴퓨터가 소화를 못 시킨 것인지, 일정 부분 버그가 있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적당한 최적화 작업이 이뤄진다면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