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전 세계 4억명에 이르는 게임 이용자를 보유한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새 주인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장으로 변곡점을 맞이했다. 지난해 성추문으로 입은 이미지 타격을 이겨내고, ‘디아블로 이모탈’, ‘디아블로4’ 등 게임 개발에 완성도와 추진력을 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MS는 18일(현지시각)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를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사업부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인수비용은 1주당 95달러(한화 약 11만3200원), 총 687억달러(한화 약 82조원)다. 이는 블리자드 지난 14일 종가에 45%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이는 글로벌 빅딜로 거론되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 규모인 4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블리자드 주가는 밤새 25.88%(16.92달러) 올랐다. 종가는 82.31달러(한화 약 9만8000원)를 기록했다.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전 세계 유명한 게임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모바일에서 메가 히트한 ‘캔디크러시사가’를 제작한 ‘킹(King)’은 블리자드 자회사다. 직원은 1만여명 수준이다.
다만 블리자드는 사내 성추문이 발생해 이미지 타격으로 지난 1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7월부터 직장 내 성폭력에 연루된 37명을 해고하고, 43명을 징계하는 등 대대적인 내부 개선에 힘써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비 코틱(Bobby Kotick)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의 초기 대응 및 이후 행보가 아쉽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일부 직원들은 코틱 CEO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매각은 특히 블리자드에게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미지나 조직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다.
앞서 지난해 블리자드는 전 세계에 ‘디아블로2:레저렉션’을 선보이며 디아블로 지식재산(IP)이 가진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현재 디아블로4, 디아블로이모탈 등 디아블로 시리즈를 다양하게 개발 중이다.
코틱 CEO는 “블리자드는 30년 이상 가장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어 왔다”며 “MS와의 결합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업계에서 블리자드의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MS는 성장력이 둔화된 PC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더 나아가 신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선정하고 관련 분야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세계적인 게임 타이틀을 다수 보유한 블리자드가 합류하게 되면 경쟁사인 메타(페이스북)와의 메타버스 주도권 싸움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최근 MS가 ‘폴아웃’ 및 ‘엘더스크롤’ 시리즈 등 히트작을 보유한 글로벌 게임사 베네스다 모기업 제니맥스미디어를 인수할 당시 쓴 금액이 약 75억달러(한화 약 8조9370억원)였다. 블리자드가 보유한 IP로 세계관 및 신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필 스펜서(Phil Spencer)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CEO는 “현재 서비스 중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와 PC 게임 패스 내에 블리자드 게임을 폭넓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18일 기준 게임 패스 구독자 수는 2500만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로 MS는 중국 텐센트, 일본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전 세계 3위 비디오·모바일 게임 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MS는 이번 인수합병은 내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2023년 6월30일까지다. 코틱 블리자드 CEO는 이번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대표 자리를 유지한다. 코틱 CEO는 “거래를 끝마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