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 역할 못해…자체심의 기준 공개 강제하는 법안 발의돼야” -게임위 자체등급분류 제도, 운영 문제 대두…“사후 관리 기능 작동 의심된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한국게임학회가 옷 벗기는 게임 ‘와이푸-옷을 벗기다’가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됐던 사태에 구글 및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무능과 무책임을 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6일 한국게임학회(회장 위정현, 이하 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대한 많은 여성 캐릭터를 벗기고 수집하는 게 목표인 게임 ‘와이푸-옷을 벗기다’가 어떻게 중·고교생이 이용할 수 있는 15세 청소년 이용가로 분류됐는지 경악스럽다”고 밝혔다.
최근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글로벌’이 국내에 출시한 와이푸는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건을 넘기며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해 이기면 여성 캐릭터가 입고 있는 옷이 하나씩 사라지는 게임이다.
학회는 이번 선정성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2020년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프린세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선정성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학회는 “이번 와이푸 사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개선돼 가던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중대 사태”라며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회는 게임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위는 예산과 인력 한계를 이유로 구글,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에 심의를 위탁하는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회는 이 제도의 운영능력은 물론 사후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또, 학회는 구글이 자체등급분류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가 터진 후에도 구글이 와이푸 앱을 차단하지 않고 기존 이용자들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숨김 처리한 것도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구글이 자체심의 기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했다. 학회는 차제에 구글 자체 심의 기준이 무엇인지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구글이 공개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 국회는 자체등급분류 기업 분류 기준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도 게임위 근본적 구조개혁과 쇄신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선정성 논란이 재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률형 아이템 같은 사행성이나 이번과 같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다면 게임은 다시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구글의 심의 기준 정보에 대한 공개 거부와 게임위의 무능함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해당 기업에 대한 제재와 입법 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