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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FC-BGA 투자 공식화…베트남 1조원 투입

- 2023년까지 단계적 집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기가 반도체 기판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낸다. 적자 품목은 정리하고 수익성 높은 제품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난에 직면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가 핵심이다.

23일 삼성전기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설비 및 인프라 구축에 8억5000만달러(약 1조1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고집적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전장 등 분야에서 반도체 고성능화로 기판 층수는 늘고 회로패턴은 미세해졌다. 이 과정에서 층간 미세 정합, 세트 두께를 줄이기 위한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FC-BGA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기판으로 쓰인다. 최근 서버, 네트워크 등 고속 신호처리가 필요한 응용처 수요가 늘면서 FC-BGA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연간 14%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 오는 2026년까지는 수급 상황이 타이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이번 투자로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네트워크 등 고부가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반도체의 고성능화 및 5G·AI·클라우드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중요해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개발해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법인은 FC-BGA 생산 거점으로, 수원·부산사업장은 기술 개발 및 하이엔드 제품 생산 기지로 전문화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기는 지난 10월과 2019년 말 각각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고밀도회로기판(HDI) 사업을 정리했다. RFPCB는 베트남, HDI는 중국에서 주로 생산했다. 경쟁 심화 및 모바일 시장 부진 등으로 이익률이 떨어져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기는 FC-BGA 중심으로 반도체 기판 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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