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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감별사] 바이낸스·FTX보다 늦었지만…업비트의 NFT, ‘국내 위주’ 전략 통할까

최근 게임사부터 엔터테인먼트사, 미술품 경매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토큰 1개의 가격이 일정한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NFT는 토큰마다 고유 가치를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게임 아이템, 디지털 예술품 등 희소성이 중요한 분야에 NFT가 활발히 도입되는 가운데, <디지털데일리>는 각 기업의 준비 현황을 토대로 NFT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전망해보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사업을 본격화한 건 지난 상반기부터다. 국내 거래소 중에선 코빗이, 해외 유명 거래소 중에선 바이낸스와 FTX가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NFT 거래 플랫폼 출시 시기로만 보면 업비트는 거래소들 중에서도 후발주자에 가깝다. 때문에 업비트는 차별화 전략을 꾀해야 했다.

업비트의 전략은 내수시장 공략이다. 이더리움(ETH) 같은 가상자산이 아니라 원화로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업비트에서 고객확인절차(KYC)를 완료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인은 현재 업비트에서 거래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철저히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NFT는 글로벌 단위로 거래된다. 국내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해외 투자자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그동안 NFT의 장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런 장점을 포기한 채,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업비트의 시도가 약점이 아닌 차별화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시장 대상으로 보수적 접근…해외 ‘큰 손’ 없어도 성공할지 관심

NFT 거래에 원화를 지원하는 것은 그동안 많은 국내 플랫폼들이 도전하고 싶었으나 시도하지 못했던 기능이다. 추후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업비트 NFT’ 내 경매인 ‘드롭스’는 비트코인(BTC)으로 거래되도록 했으며 P2P(개인 간) 마켓인 ‘마켓플레이스’는 원화 기반으로 거래되게끔 했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NFT는 가상자산에 해당하지 않으나, 향후 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달 NFT가 가상자산에 해당돼 특금법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NFT가 가상자산에 해당될 경우, NFT 거래를 지원하는 플랫폼들은 가상자산사업자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가상자산사업자가 되더라도 원화 거래를 지원하려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획득해야 한다.

업비트는 이미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케이뱅크로부터 확보한 실명계좌가 있을뿐더러 금융위원회로부터 신고를 수리받은 정식 가상자산사업자다. NFT 원화 거래를 지원하더라도 추후 법적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

이는 그동안 NFT를 구매하고 싶어도 진입장벽으로 인해 시도하지 못했던 국내 투자자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가 오픈씨 같은 해외 NFT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려면 메타마스크 같은 개인 지갑을 설치해야 한다. 이후 일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구매한 후 메타마스크로 옮기고, 메타마스크를 오픈씨와 연동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정 자체가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나 신규 투자자에게는 충분히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반면 업비트는 업비트에서 KYC를 거친 회원이라면 NFT 마켓플레이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른 플랫폼처럼 이더리움(ETH)을 살 필요 없이 원화를 쓸 수 있기도 하다.

이는 기존 업비트에 계정이 있는 890만 국내 사용자를 공략하는 데 유용할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층만 가지고 수수료 수익을 벌어야 하지만, 업비트 사용자 자체가 많으므로 노려볼만한 전략이다. 첫 번째 경매에 올라온 작품이 3.5BTC(당시 시세 약 2억 5000만원)에 팔리고, 마켓플레이스에서 수천만원 상당 NFT들이 거래되는 등 첫 시도는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해외 ‘큰 손’ 투자자들을 공략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업비트는 우선 국내 중심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생길 수 있는 NFT 시장 규제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관계자는 “NFT가 특금법 상 가상자산에 해당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현재는 최대한 국내 시장 위주로 접근하고 있다”며 “규제 상황을 살펴보면서 보수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접근하려면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NFT가 활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컨블록도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플랫폼이지만,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업비트 NFT에 올라왔던 NFT가 세컨블록에서 ‘디지털 재산’으로 쓰이면 외국인도 접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이는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므로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파트너사 IP 위주 큐레이션 마켓…저작권 문제로부터 자유
업비트의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은 ‘큐레이션 마켓’이다.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를 비롯해 많은 NFT 거래 플랫폼들은 누구나 NFT를 올릴 수 있는 ‘오픈마켓’을 지향한다.

이는 플랫폼의 규모를 확장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저품질의 NFT가 많아지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NFT도 다수 올라온다는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업비트보다 먼저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한 거래소들은 면책조항을 마련했다.

일레로 바이낸스는 NFT 거래 플랫폼 사이트에 접속하면 관련 이용약관이 팝업창으로 뜬다. 해당 팝업창에서 바이낸스는 “업로드된 NFT를 모니터링할 순 있지만 모든 NFT의 저작권 문제를 모니터링할 의무는 없다”며 “대신 저작권 침해 사실이 접수되면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명시해뒀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 침해가 다수 발생해도 거래소가 일일이 모니터링하기 힘들뿐더러, 이미 피해가 발생한 뒤에 사후처리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비트는 직접 선별한 NFT만 거래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플랫폼 중에선 니프티게이트웨이와 비슷하다. P2P 마켓인 마켓플레이스에서도 ‘드롭스’를 통해 낙찰받은 NFT나 업비트 에어드랍 이벤트로 받은 NFT만 거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저작권 문제에선 자유로운 편이다.

선별하는 NFT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각종 파트너십으로 확보한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다. 두나무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사들과 NFT 사업 제휴를 맺은 상태다. 아이돌 굿즈 등 엔터사의 IP를 NFT화해 업비트 NFT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또 두나무는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 업체인 서울옥션의 자회사 서울옥션블루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업비트 NFT의 첫 경매대상이었던 장콸 아티스트의 작품처럼, 향후 많은 아티스트의 미술품이 NFT화돼 플랫폼에 올라올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큐레이션된 NFT라 하더라도 향후 오픈씨 같은 다른 플랫폼에서 업비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최근에도 업비트 이벤트로 발행된 브레이브걸스 NFT가 업비트 NFT 플랫폼보다 오픈씨에서 저렴하게 팔린 바 있다. 따라서 업비트가 확보해둔 IP를 기반으로 세컨더리 마켓에서도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는 NFT를 제작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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