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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구독자는 ‘플랫폼’ 아닌 ‘콘텐츠’에 충성…내년 각축 예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소비자는 플랫폼에 충성하지 않고 콘텐츠에 충성한다. 경쟁의 키워드는 결국 ‘콘텐츠 차별화’에 있다.”

30일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전문위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주최로 열린 ‘차세대 방송·방송 미디어 기술 세미나’(온라인)에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과 관련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천혜선 위원은 “지금의 (OTT) 소비자들은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원하는 콘텐츠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을 구독하는 ‘멀티호밍’ 패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자는 보다 많은 콘텐츠 선택지를 필요로 하고, 하나의 OTT에서 모든 콘텐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라 진단했다.

실제 미국 주요 OTT 소비자의 가입과 탈퇴 현황을 살펴보면, HBO맥스의 경우 글로벌 흥행을 거둔 ‘왕좌의게임’ 콘텐츠가 제외된 시점에 가입자 이탈율이 급증했다. 훌루는 2달러 수준의 가격 인상만으로도 이탈율이 빠르게 올라갔으며, 최근에는 디즈니플러스의 시장 진입으로 넷플릭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OTT 이탈율이 급증했다.

천 위원은 OTT 경쟁의 키워드는 결국 ‘콘텐츠’에 있다고 봤다. 그는 “올해 하반기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을 선보인 전후를 살펴보면, 2021년 2분기에는 회기 중 가입자가 회기 말 들어 빠져나가면서 이탈을 겪었는데, 3분기에서는 오히려 회기 말에 가입자 수가 더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콘텐츠 흥행의 파급효과를 짚었다.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천 위원의 생각이다. 그는 “다만 한 가지 달라지는 게 있다면 바로 OTT 각축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HBO맥스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디즈니플러스 역시 콘텐츠 카탈로그를 채울수록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승자는 누가 될까. 천 위원은 ‘누가 트렌드 세터가 될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동안 프리미엄 소비형 OTT와 방송에선 개인 맞춤화 경쟁이 중요했지만, 이젠 트렌드 세터 경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통적으로 대중문화 소비는 혁신과 트렌드에 대한 추구가 소비의 동기”라며 “단순 수익모델 한계 극복을 위해 지식재산권(IP) 기반 사업 다각화 전략들이 시도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패널로 함께 한 연사자들도 의견을 보탰다. 신현정 SK텔레콤 팀장은 “결국 콘텐츠가 ‘왕’이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다 포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내년에도 글로벌 OTT들이 쏟아질 텐데, 사실 어느 OTT가 최고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IPTV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이들을 전체적으로 포용하고 중개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CJ ENM 해외콘텐츠사업국장 역시 “OTT 시장이 활성화되고 가입자들이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티빙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하고 있고 내년에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며 “한국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이 기술과 접목했을 때 글로벌하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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