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가 지난달 발생한 전국적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개인·소상공인 고객에게 각각 1000원에서 최대 8000원 수준의 보상금을 제공하기로 한 것에 대해 “주주이익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사진>은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배상 수준이 국민정서에 맞다고 생각하냐”는 양정숙 의원(무소속) 질의에 “장애 시간과 피해 규모가 다양해 이를 산정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상장회사로서 주주 이익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양 의원은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이 궁극적로는 주주 이익을 최대화하는 거 아니냐”며 “어떻게 국민과 소비자보다 주주이익을 더 우선하냐”고 질타했다.
이에 강 사장은 “그 점(주주이익)만 보는 것은 아니고 보상 기준을 너무 늦게 결정하게 됐을 때의 사회적 여파도 같이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사장은 “현재 지원전담센터로부터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를 접수받고 있다”며 “그 부분이 정리되면 다시 한 번 (추가 보상을) 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또한 “세부적인 피해를 확인할 길이 없냐”는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질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포스(POS)기의 경우 조작의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전 국민이 피해를 봤는데 조작 가능성을 말하는 거냐”며 강 사장을 다그쳤다. 이에 강 사장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KT는 앞서 지난달 29일 긴급이사회를 통해 마련한 유무선 통신장애 관련 재발방지책과 피해보상안을 1일 발표했다.
피해보상안은 우선 개인·기업 가입자의 경우 장애 발생 시간인 89분의 10배인 15시간을 보상 기준으로 삼았다. 한달 최종 납부금액이 5만원일 경우 총 감면액은 1000원 안팎이 된다. 소상공인의 경우 이용 중인 서비스 요금의 10일치가 감면돼, 월 2만5000원 요금제 기준 한명당 7000~8000원가량이 배상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실제 피해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두시간가량 지속된 장애로 기업·학교 일선은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특히 배달앱과 결제포스기 등이 작동되지 않아 손해를 입은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양 의원은 “2011~2021년 KT는 통신장애가 9번 발생했는데 최근 3건을 제외하고 6건에 대해선 이용약관상 배상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혀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통신분쟁조정위원회가 2019년 출범한 후 조정신청 민원이 가장 많은 통신사가 KT이고, 이용자와도 합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사장은 “알뜰폰 사업자와 경쟁관계가 치열하다보니 저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6월달부터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고객과 분쟁을 없애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