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소상공인‧골목상권 침탈 논란으로 촉발된 ‘플랫폼 때리기’ 정중앙에 선 카카오와 함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도 채찍질을 맞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회뿐 아니라 서울시, 택시‧대리업계 등에서 정조준하고 있어 국감은 끝났지만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제303회 정례회 기간 중 도시교통실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증인으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채택했다. 플랫폼 기반 택시의 목적지 표기에 따른 콜 거부 등 운영과정 문제점을 짚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카카오T만을 대상으로 이용자 불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국감에서도 뭇매를 맞았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는 올해 국감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토교통위원회 총 3번 출석했다. 국회 체면살리기에 국감에 3번이나 출석하며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출석 수는 동일하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류긍선 대표는 가입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 ‘프로멤버십’ 폐지 검토와 함께 한 달 내 추가 상생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대체 무슨 문제 겪고 있나?=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플랫폼 사업자 갑질 사례를 통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 연구’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사업자와 제휴해 약 16.7% 광고료와 정보이용료 지급 계약을 맺고 있다. 동시에,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KM솔루션은 택시사업자 가맹계약을 통해 20% 수수료를 5년 동안 받는 계약을 각각 체결한다.
택시사업자가 광고료 등 명목으로 받는 수수료는 3개월 단위로 갱신 가능해 언제 수수료가 오를 지 불확실하며, 가맹‧제휴 모두 계약 주체와 기간을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가장 큰 쟁점은 수수료다. 카카오T는 택시기사 90%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택시 호출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수수료 갑질 문제가 더 부각됐다.
카카오 측은 지난 2015년 3월 카카오T 앱 출시 후 2019년 9월 ‘블루’가 나올 때까지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택시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 없다고 밝힌 6년전 발언과 달리 현재 가맹택시에 2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서울 개인택시사업자 매출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전후로 월평균 매출액 평균 66만원 운행건수 76건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는 과도한 수수료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를 제외한 일반택시의 경우, 기사와 승객 대상 수수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더군다나,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택시 기사 대상으로 월 9만9000원 프로멤버십을 출시하고, 배차율을 높이는 스마트호출 이용자 요금을 기존 1000원에서 5000원까지 올리자 여론을 들끓었다. 정치권까지 공세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모두 중단하고 상생안을 제출했으나 힘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대리운전 진출 불가 등 논란이 확산됐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전화콜 대리운전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플랫폼 청문회를 촉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난감한 기색이다. 당장 다음달 1일 티맵모빌리티와 우버 합작 ‘UT(우티)’ 통합 앱이 출범하고, 12월엔 토스와 손을 잡은 타다가 재시동을 건다. 택시 플랫폼 시장 변화에도 규제 리스크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대선을 앞두고 택시‧대리업계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 공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달 어떠한 내용을 담은 추가 상생안을 내놓는냐가 관전 포인트다.
전혜숙 의원실은 “상생방안을 마련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기사를 평가하고 관리하고 있어 솔직하고 실효성 있는 의견 개진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며 “5년간 3000억원 규모 파트너 상생기금 마련보다 현재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공정한 배차를 위해 가맹택시와 중개택시 차이를 없애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