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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위메프·티몬, 누가 먼저 ‘적자탈출’ 할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중위권’ e커머스 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차별화 시도에 나섰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 기업과 특정 카테고리를 전문화한 버티컬 커머스로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카드를 빼든 것.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쿠팡·신세계로 재편되는 e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11번가·위메프·티몬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으로 보면 11번가 10조원, 위메프 7조원, 티몬 5조원순이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에 비해선 무시할 수 없는 거래액 규모지만 시장점유율로 보면 각각 6.2%, 4.3%, 3.1% 정도에 그친다.

네이버·쿠팡·신세계가 3강 구도를 공고히 할수록 이들의 입지는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묵직한 ‘한방’이 필요한 이유다. 빠른 배송 등 막대한 자금과 투자금이 필요한 사업은 전문 업체와 제휴를 통해 해결하는 대신 각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그들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 ‘계획된 적자’ 시기 지나…수익성 확보 시급=관건은 이들이 내세운 전략이 실질적인 수익을 만들어 흑자전환까지 이뤄낼 수 있는지 여부다. 한때 e커머스 업계는 수익성을 포기하고 외형성장에 집중해 경쟁적으로 규모를 키워왔지만 쿠팡을 제외하고 뚜렷한 성공 사례가 없다. ‘중위권’ 업체들이 지속 생존하기 위해선 외형성장과 수익화를 동시에 추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11번가·위메프·티몬은 시장점유율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 결과를 살펴보면 각 사 상황이 다르다. 11번가 지난해 매출 5456억원에 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3사 중 손실규모가 가장 작다. 위메프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864억원, 540억원이다. 티몬은 매출 1512억, 영업손실 631억원이다.

11번가는 2019년 14억 흑자전환 경험도 있다. 반면 티몬은 같은 기간 매출 1752억, 영업손실 753억이다. 2019년과 2020년 실적을 비교하면 티몬은 위메프 매출에 절반 수준이면서 영업손실 규모는 비슷하다. 11번가와 티몬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재무구조 상태는 상이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엔 모두가 적자 상태였기 때문에 ‘계획된 적자’를 말해도 통하는 시기였지만 이젠 네이버·카카오 등 커머스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기업들만의 특색을 찾아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갖추는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e커머스 시장 재편에 ‘중위권’ 업체들 특색 갖춘 전략 내세워=
11번가는 지난 8월 SK텔레콤과 손잡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선보였다. 아마존 미국 상품을 국내 온라인몰에서 쇼핑하듯 간편하게 만들어 해외직구족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콘텐츠 커머스에도 힘쓴다. 지난 3월부터 예능형 고정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신설해 평균 10만명 이상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다.

올해 2월 하송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한 위메프는 지난 2분기부터 큐레이션 커머스 전략을 펼쳐왔다. 상품기획자(MD)들이 매일 사용자 데이터와 트렌드 등을 분석해 투데이특가, 슈퍼타임특가 등을 운영한다. 양질의 판매자 확보를 위해 2.9% 정률 수수료와 무료 멤버십 서비스 ‘VIP클럽’ 등 파격적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티몬 역시 지난 6월 콘텐츠 전문가 장윤석 대표를 영입했다.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예능형 라방은 물론 오피스텔을 판매하는 독특한 방식도 진행한 바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소통 강화를 위해 유튜브에서 웹드라마를 만들었다.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지자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협업 기회도 창출한단 설명이다.

3사가 내세운 새로운 전략이 자체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다른 경쟁업체들이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인지 여부도 중요하다.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유일한 서비스가 될 수 있지만 시장 크기 한계가 있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4조원 규모로 전체 e커머스 시장 거래액 대비 2~3% 수준에 그친다. 위메프가 내세운 2.9% 정률 수수료도 다른 업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이다. 위메프는 당장 일부 수익을 포기해도 중장기적으로 고유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지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정이다. 콘텐츠 커머스가 업계 흐름 중 하나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티몬이 어떤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진 이제 두고봐야 할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엔 사업모델이 모두 비슷했고 거래액 늘리기가 가장 중요했다면 현재부터 미래는 얼마나 차별성 있는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가장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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