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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석 티몬 대표, 쿠팡 아닌 ‘넷플릭스’ 벤치마킹 이유

- 장 대표 "복잡계 e커머스 3.0 시대 각 직원 책임감 중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예전 소셜커머스 3사로 경쟁구도를 갖추고 모바일 커머스 맏형 역할을 하던 티몬이 사실 솔직하게 얘기하면 조금 잊혀져가고 있다.”

13일 장윤석 티몬 대표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티몬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진다는 ‘뼈아픈’ 진단을 내리면서도 장 대표 표정은 밝았다. ‘콘텐츠 커머스’로서 도약해 내년 상반기 새로워진 티몬을 보여주겠다는 포부 때문이다.

장 대표는 “저렴하게 팔고 배송을 빠르게 하는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가치를 함께 팔아야 하는 e커머스 3.0 시대가 올 것”이라며 “티몬이 과거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패러다임 전환 기회를 통해 이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기존 방식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했다. 한때 PC 시청도 가능하다는 안내와 달리 모바일로만 진행해 혼선을 겪기도 했지만 티비온 쇼호스트 ‘로렌’이 장 대표와 함께 출연해 실제 상품 판매하는 ‘라방’처럼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간담회 모습을 공개해 티몬 응원글이 지속 올라왔다. 장 대표는 퀴즈를 통해 티몬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퀴즈 팝업창이 뜨고 정답을 맞추면 최대 3000원 적립금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가미됐다. 이날 라방엔 4000여명 이상이 참여했다.

티몬이 새로운 간담회 방식에 도전한 건 장윤석 대표의 조직 운영 방향과도 관련 있다. 장 대표는 지난 6월 티몬 공동대표로 자리에 오른 이후 가장 먼저 조직과 기업문화 등을 개선했다. 800명 임직원이 모두 의견 개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직원 호칭을 영어로 바꾼 것도 그 예다.

장 대표는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력도 중요하다”며 “e커머스 3.0 핵심은 브랜드·판매자들과 상생하는 것인데 복잡도가 높아져 리더 한 두명이 책임을 질 수 없다. 모두가 파트너들 위해 주도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직쇄신을 위해 장 대표가 벤치마킹 하고 있는 기업은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오징어게임’으로 사상 최고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제한 휴가·출장 승인절차 삭제 등 ‘자율과 책임’이라는 기업문화가 뒷받침했기 때문이라는 게 장 대표 분석이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 경영전략 내용을 담은 ‘규칙없음(No Rules Rules)’ 책 100권을 주문해 전 직원들에게 권장하기도 했다.

티몬은 가격이 아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콘텐츠’를 택했다. ‘피키캐스트’로 유명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 회사 아트리즈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커머스에 콘텐츠DNA를 접목하는 목표다. 쿠팡 ‘빠른배송’이나 마켓컬리 ‘샛별배송’은 모두 서드파티 업체들로도 달성할 수 있도록 산업이 발전한 만큼 티몬은 효율성 경쟁이 아닌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장 대표는 “셀러들이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왜 사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전달하거나 리뷰 등을 담은 ‘이야기 담은 콘텐츠’들을 앞단에 준비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티몬은 콘텐츠 플랫폼 틱톡·아프리카TV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티몬 플랫폼 기반으로 크리에이터 생태계 활성화, 수익화로 서로 ‘상생’하는 관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올해 철회했던 상장을 내년에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장 대표는 “기업공개(IPO) 자체가 기업 목표는 아니고 최적의 시기가 언제인지를 봐야 한다”면서도 “내년 상반기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하고 내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려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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