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상자산 과세를 원래대로 진행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세금은 내년 1월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6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가 문제없이 시행될 수 있냐“고 묻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홍 부총리는 “그렇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이 지적한 문제점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이 있는 거래소가 4개뿐이며, 중소 거래소는 과세 인프라를 갖출 수 없는 점 ▲국세청의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점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는 과세할 수 없는 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넓은 범위의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점 ▲투자자 보호책이 없는 상태에서 과세부터 하는 점 등이다.
우선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입출금을 제공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실명계좌를 갖춰 영업을 신고한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
과세를 위해선 실명계좌를 갖춘 거래소의 과세 자료가 필요한데, 계좌가 없는 중소 거래소는 이 같은 자료를 제공하기 어렵다. 유 의원은 “4대 거래소 외 나머지 중소 거래소의 투자금이 3조7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문제없이 시행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홍 부총리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국세청의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것도 문제가 됐다. 유 의원은 “국세청에 문의한 결과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이 여전히 미비한 상태이고, 12월에야 겨우 완성한다고 하는데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만든 시스템이 완성도가 높을지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세청도 거래소로부터 과세 자료를 제출받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세청은 과세 자료 제출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거래소 측에 보내지 않은 상태다. 유 의원은 “가이드라인도 가지 않아 거래소는 어떻게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과세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사업자가 과세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의무규정은 이미 만들어져있고, 거래소들이 실명계좌도 쓰고 있기 때문에 과세 인프라는 갖춰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가상자산에 대해선 과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해외 거래소와의 공조가 논의되었냐”며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과세할 방법이 없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과세를 하려면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며 “특금법만 달랑 있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가상자산업법이 없는 상황에서 과세를 하면 혼란만 가중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아울러 유 의원은 NFT 등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가상자산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 NFT에 대해선 어떻게 과세해야 하는지도 문제 삼았다.
그는 “현재 NFT는 문화예술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훈민정음 해례본도 NFT로 나오는 상황”이라며 “NFT는 어떻게 과세할지 준비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NFT 과세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NFT가 가상자산에 포함되는지 자체가 논란이고 검토가 필요하다. NFT에 대한 과세는 아직까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다양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3개월 후에 과세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는 2년 전부터 논의가 되어왔다. 더 이상 유예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정치적 신뢰성 측면에서도 안 된다”고 타협 없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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