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한 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원룟값이 치솟은 영향이다. 장기적으로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알루미늄 가격(10월1일 기준) 톤당 2864달러(약 340만원)다. 전년동일(1715달러)대비 70.1% 증가했다.
알루미늄은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여러 곳에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양극재 원료인 알루미늄박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로 원가의 40% 내외를 차지한다. 알루미늄박 기반 극판에 양극 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을 바르고 굽는 등 단계를 거치면 양극재가 완성된다.
배터리 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파우치 배터리에서는 필름, 각형 배터리에서는 사각 캔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삼성SDI와 일본 파나소닉 등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물량을 확대하면서 알루미늄 활용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가격 상승은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쿠데타에서 비롯됐다. 기니는 중국 등과 손에 꼽히는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중국마저 전력 이슈에 시달리면서 알루미늄 공급망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웃돈을 주더라도 알루미늄을 확보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삼아알미늄 조일알미늄 DI동일 등이 알루미늄박을 공급 중이다.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등이 만든다. 이들 업체는 연쇄적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핵심 금속인 알루미늄 수급이 안 되면 배터리 공장 가동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는 배터리와 전기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극단적으로 가면 시장 개화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알루미늄 외 다른 원료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음극재 극판에 쓰이는 동박(구리)은 하반기 들어 내림세지만 여전히 작년 대비 약 50%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니켈 리튬 등 주요 금속 역시 지난해보다 몸값이 급등했다.
한편 중국의 전력 부족 현상은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분위기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형 제철소와 알루미늄 정련 공장 등은 우선으로 공급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