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과 현대차 그룹 간 협업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현대차 전기차(EV)에 탑재되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부품이 확대되고 있다. 카메라 모듈과 배터리 등으로도 넓혀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EV 및 수소차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를 ▲독일 인피니언(전력반도체) ▲네덜란드 NXP(MCU) ▲미국 온세미컨덕터(이미지센서) 등 외국 업체에 의존해왔다.
작년 말부터 자동차 분야를 시작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현대차는 국산화 작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내재화는 물론 국내 협력사와 협업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도 동맹 대상이다. 양사는 지난 5월 관련 협약식을 맺기도 했다.
우선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는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의 MCU 등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칩스 어보브반도체 LX세미콘 등이 팹리스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들 업체는 MCU 기술을 갖췄거나 개발 중이다. 기존 8인치(200mm) 웨이퍼 생산능력이 빡빡해 12인치(300mm) 활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도 최근 거래를 텄다. 지난 7월 선보인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를 현대차가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V60’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모듈 업체를 통해 납품한다.
현대차의 카메라 70% 이상을 차지하는 엠씨넥스도 일본 소니와 중국 옴니비전 등에 이어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탑재를 검토 중이다. 성사되면 삼성전자 물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생산 중인 ‘엑시노스 오토’ ‘픽셀 발광다이오드(LED)’ 등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모바일 위주에서 자동차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향후 카메라 모듈 수주도 가능하다. 이미 북미 고객사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현대차 ‘아이오닉5’ 사이드뷰 카메라 시스템에 탑재되는 OLED를 공급하기로 했다. 옵션 정도지만 점차 물량을 늘려갈 전망이다.
소문만 무성한 배터리 분야에서도 협업이 기대된다. 앞서 삼성SDI는 현대차 EV 전용 플랫폼 ‘E-GMP’ 2~3차 물량 수주가 기대된 바 있다. 다만 각형 배터리 위주인 삼성SDI는 파우치 배터리를 사용해온 현대차 차량과 호환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여전히 거래 가능성은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EV 배터리 또는 개발 단계인 전고체 배터리 등을 통해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