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국제 분업 체제에서 국내 분업 체제로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반도체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미세공정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3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정책과 공급망 변화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향후 반도체 공급망 변화는 기존 국제 분업체계에서 국내 분업체계로 변화가 예상된다”라며 “비교우위에 따른 지역별 분업화 취약점이 부각됨에 따라 주요국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미국이 주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반도체 산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의회는 520억달러 규모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 법안과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법안을 제정했다. 미국은 미국 업체와 미국 기술을 사용한 업체의 반도체 장비 및 소프트웨어(SW) 중국 공급을 제한했다.
중국은 미국 제재에도 불구 반도체 자립 정책을 유지했다. 정부 지원도 확대했다. 유럽연합(EU)은 EU 역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유치에 나섰다. 대만은 인력 단속 중이다. 일본은 대만과 협력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반도체 탈동조화(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기업의 대중국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며 “미래 산업분야를 견인할 초미세 공정 반도체를 둘러싼 각국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각국의 반도체 육성 정책은 우리 기업에게는 기회이자 위기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 반도체 인센티브를 기업 경쟁력 제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반도체 산업 지원정책이 향후 반도체 과잉 생산 및 투자 비효율 등 시장 왜곡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을 주지하고 대비해야 한다”라며 “초미세 공정 반도체 생산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산업 전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