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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vs네이버, ‘지역밀착’ 서비스로 경쟁관계 되나

- 고유 플랫폼 특성 맞춰 규모 확대…하이퍼로컬 트렌드 속 중복 영역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e커머스 업계가 서로 몸집을 키우는데 여념이 없는 사이 차별화된 모습으로 ‘지역밀착(하이퍼로컬)’ 서비스가 떠올랐다. 당근마켓과 네이버는 서로 다른 성격으로 플랫폼 규모를 키워왔지만 ‘슬세권(슬리퍼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형성된 상권)’에서 가능한 서비스를 넓혀가면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이 준비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 ‘당근페이’가 이르면 내달 출시 된다. 당근마켓은 자회사 당근페이 전자금융업 등록을 위해 9월 초 금융감독원 실사를 받는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동네상권에서 당근페이를 활용한 간편결제가 가능해지면 이용자들 편의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목적으로 페이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당근마켓은 지난 18일 1789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하반기 당근페이와 로컬 커머스 강화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기반으로 농수산물·신선식품 등 지역 상권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로컬 비즈니스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청소·반려동물·편의점 등 전문 업체들과 함께 동네 기반 사업 카테고리를 확대해간다.

기존 e커머스 시장이 비대면 거래에 초점을 맞췄다면 당근마켓은 주민들과 지역 소상공인들을 연결하고 이용자들이 오프라인 가게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미 당근마켓은 서울 송파구 반찬가게나 관악구 두부가게 등 몇몇 업체들에 결제 기능 지원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미리 결제를 해 가게에서 픽업하거나 배달 서비스 제공하는 가게에선 배달로도 받을 수 있다. 당근페이는 이런 지역밀착 서비스를 이용할 때 결제까지 간편하게 이어지도록 돕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당근페이는 고객을 위한 간편결제 및 송금 기능을 제공하는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월 고동현 엔지니어 리더는 개발자 채용설명회에서 “결제, 송금 외에도 다른 사업쪽으로도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지금까진 당근마켓이 수집하는 사용자 데이터는 회원가입 시 입력하는 전화번호 외에는 없었다.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후엔 각종 거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

당근마켓이 골목상권 중심으로 지역 생태계를 형성해가면서 국내 e커머스 점유율 1위인 네이버와도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근마켓 앱 내에서 상인들이 직접 정보를 등록하고 소개하는 비즈프로필은 네이버가 오래 전부터 시행해온 '네이버 플레이스'와도 닮아 있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페이를 적극 도입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중소상공인 정보들을 온라인에서 쉽게 확인하도록 ‘로컬’, ‘이웃’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1월 시작한 ‘우리동네 장보기’ 서비스는 지난 6월 기준 입점 100호 시장을 돌파, 연내 160개 시장 입점을 목표로 한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 위치 기반으로 동네 전통시장 식재료·반찬을 온라인 주문해 2시간 내 혹은 당일 배달해준다. 음식점과 학원, 스포츠·레저·체험 업종 대상으로 지역 소상공인 광고를 집행하고 지난 3월 이웃 간 소통을 강화하는 ‘이웃 톡’ 서비스를 추가했다. 내 주변 인기 카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고 근처에서 거래 가능한 중고거래 카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동 반경이 좁아진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동네 소식을 전하기 위해 도입했다.

당근마켓과 네이버는 각자 고유한 플랫폼 특성으로 직접적인 경쟁관계로 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지역밀착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중복되는 영역은 점차 커져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당근마켓은 각각 플랫폼을 시작한 방식은 다르지만 ‘하이퍼로컬’이라는 큰 트렌드 속에서 일부분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네이버는 오래 전부터 지역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해온 노하우나 기술력, 전국적인 지역 DB를 확인할 수 있다면 당근마켓은 ‘우리동네’라는 강한 정체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그 지역 밀착 정보에 신뢰도를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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