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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충전한다"…LG엔솔 이어 SK배터리 출범(종합)

- 배터리 소송전 끝내고 연이어 IPO 예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화학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 급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양사는 연간 3조원 이상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4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 및 채무 등은 신설 회사로 이전된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 김종훈 의장은 “이번 분할은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폭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6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0월1일부로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을 출범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 등을 영위한다.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재원 마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 증설을 진행 중이다. 현재 40기가와트시(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 2025년 2000GWh ▲2030년 500GWh 등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향후 5년간 17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3조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SK이노베이션 김양섭 재무본부장은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향후 투자 재원을 적시에 조달하기 위해 분할한 것”이라며 “구체적 방법이나 시기,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IPO를 포함한 에쿼티 자금 조달은 손익 가시화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한 만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이 이르면 3분기부터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에는 BEP 초과 달성을 예상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IPO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LG화학도 같은 이유로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기존 전지사업부문(자동차전지·ESS전지·소형전지)을 신설법인으로 분사하고 LG화학이 지분 100%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을 마무리하고 미국 등 해외 거점에 대규모 증설을 나서는 등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연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고민은 배터리 사업이 실적에서 분리된 이후다. 이미 LG화학은 분사 과정에서 주주 반발에 시달렸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소재 사업 등을 앞세워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같은 과정을 겪을 전망이다. 회사는 이번에 석유개발(E&P) 사업도 분할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맡는 지주회사로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성장동력으로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을 내세웠다. 상용화한 니켈 코발트 망간 회수 기술은 물론 순도가 높은 수산화리튬까지 회수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지난 2분기 매출액 6302억원 영업손실은 97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1310억원 영업이익 8152억원으로 나타났다. 양사 모두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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